원전사업 7조원 손실…반도체 지분매각규모 과반으로 확대 추진
(서울=연합뉴스) 김윤구 기자 = 경영난에 처한 일본 도시바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분사할 반도체사업의 과반 지분을 파는 것도 선택지 가운데 하나로 검토하기로 했다고 14일 발표했다.
도시바는 외부의 경영 간섭을 최소화한다는 취지에서 애초 20% 미만의 지분만 팔기로 했었다.
이번 반도체사업 지분 입찰에는 한국 SK하이닉스를 비롯해 아이폰 조립업체인 대만 폭스콘(훙하이정밀), 미국의 웨스턴디지털, 마이크론 등이 뛰어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시가 시게노리 도시바 회장은 사임하기로 했다.
사장을 비롯한 임원들은 보수가 삭감된다.
도시바는 이날 원자력 발전소 사업에서 손실 처리할 금액이 7천125억엔(약 7조2천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했다. 미국 원전 자회사의 비용이 지나치게 늘었고 사업 전망은 악화했다고 설명했다. 도시바는 2006년 미국 원전 업체 웨스팅하우스를 54억 달러에 인수했었다.
도시바는 지난해 말 원전사업에서 수십억 달러를 상각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이후 주가는 폭락해 시가총액이 70억 달러(약 8조원) 이상 증발했다.
이 회사는 해외 원전사업과 관련해 더 많은 "전략적"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영국 원전 회사 뉴제너레이션(뉴젠)의 지분을 파는 것도 계속 검토한다고 덧붙였다. 도시바는 뉴젠 지분 60%를 갖고 있으며 한국전력에 인수 의향을 타진 중인 것으로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날 보도했다.
도시바는 이번 회계연도 순손실이 3천900억엔이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원전사업에서 7천억엔이 넘는 손실이 발생한 데 따른 것이다.
니혼게이자이에 따르면 도시바의 자기자본은 지난해 말 현재 1천912억엔 마이너스로 실질적 채무 초과 상태에 빠졌다.
도시바는 이날 예정된 실적 발표를 최대 1개월 미룬다고 밝혔다. 주가는 하루 만에 8% 폭락했다.
kimy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