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부, 동등결합상품 인허가 절차 마무리단계
케이블업계 '집토끼' 보호막 기대…경쟁 과잉 우려도
(서울=연합뉴스) 오수진 기자 = 케이블TV 가입자가 자신이 쓰는 이동통신사의 인터넷, 모바일 상품을 묶어 요금을 할인받는 결합상품이 이르면 이달중 출시된다.
케이블TV 사업자와 이동통신사가 함께 내놓는 이런 형태의 동등결합상품이 소비자 선택권을 강화하고 내리막길을 걷는 케이블TV의 가입자 유지 보호막이 될지 주목된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와 CJ헬로비전, 티브로드, 딜라이브 등 케이블TV사는 이달내 동등결합상품 출시를 위해 미래창조과학부의 최종 인허가 절차를 밟고 있다.
동등결합상품 판매를 위한 케이블TV 내부 전산 작업도 이번 주 내로 마무리될 예정이다.
LG유플러스는 동등결합상품을 3월 중 출시할 예정이며 KT도 상품 출시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등결합상품은 현재 케이블TV를 이용하는 소비자만 가입이 가능하다.
이통사가 판매중인 결합상품과 마찬가지로 TV, 인터넷, 모바일 상품을 묶어 판매하기 때문에 개별 상품에 각각 가입하는 것보다 저렴하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어 소비자의 관심이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동등결합상품은 지난해 미래창조과학부가 발표한 '방송통신 동등결합 판매 가이드라인'에 근거해 판매가 가능해졌다. 가이드라인은 이동통신사의 결합상품과 동등결합상품 간 차별 금지를 주요 내용으로 한다.
케이블TV 업계는 이미 이통사들이 IPTV 상품을 갖고 있어 신규 가입자 확보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고 동등상품결합이 기존 가입자의 이탈을 방지하는 마케팅 수단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유료방송 시장이 결합상품 중심으로 재편되는 상황에서 동등결합상품 판매를 통해 '집토끼'를 단속하겠다는 것이다.
한 케이블업계 관계자는 "동등결합상품으로 새로운 가입자를 끌어들이기는 쉽지 않다"며 "기존 가입자 이탈을 막는 마케팅 포인트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다른 일각에서는 동등결합상품이 케이블 가입자 유지에 큰 효과를 내지 못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실제 효과가 있을지 지켜봐야 한다"며 "모바일 가입자가 가장 많은 SK텔레콤과 함께 상품 판매를 시작했지만 아직 LG유플러스와 KT는 가시적인 접촉이 없어 반쪽짜리 사업이 되지 않을까 우려한다"고 전했다.
동등결합상품이 소비자 선택권을 강화하고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하려면 무엇보다 정부의 적극적인 모니터링 등 추가장치가 보완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통사들이 케이블 가입자 정보를 활용해 역마케팅을 펼칠 수 있고 이 과정에서 가입자 개인정보가 유출될 가능성이 있어서다.
최성진 한국과학기술대학교 IT정책전문대학원 교수는 "유료방송 사업자의 공정한 경쟁 환경을 만들어주겠다는 취지는 공감하지만 경쟁의 과잉으로 개인정보 유출 등 소비자의 피해가 더 커지는 상황이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케이블방송 가입자가 동등결합상품 신청을 위해 이통사 대리점을 방문해도 대리점에서 케이블 가입자의 정보를 활용해 역으로 자사 결합상품을 판매하는 전략을 사용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는 "또 동등결합상품이 제대로 정착되지 않은 상황에서 지나치게 많은 상품 정보는 소비자 혼란만 부추길 것"이라며 "결합상품의 투명한 판매를 위해서는 정부가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시장조사를 정기적으로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sujin5@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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