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강력한 EU 주장해 표적 돼"…佛 정부에 러 대선개입 차단 촉구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프랑스 대선 유력주자인 에마뉘엘 마크롱(39)을 상대로 러시아가 국영언론을 동원해 가짜 뉴스를 퍼뜨리는 등 선거개입을 시도하고 있다고 마크롱 캠프가 주장했다.
마크롱 선거대책본부 리샤르 페랑 사무국장은 13일 저녁(현지시간) 프랑스2 TV에 출연 "러시아 국영 언론이 매일 가짜 뉴스를 전송하고 있다"면서 "캠프 홈페이지와 데이터베이스가 수백번 수천번 공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러시아 국영매체인 러시아투데이(RT)와 스푸트니크를 실명으로 언급하면서 "이들이 매일 같이 가짜뉴스와 프로파간다를 배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리샤르는 이어 "프랑스 최고위 당국이 나서서 우리의 민주주의에 외부의 강력한 세력이 개입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며 "미국에서 이미 (가짜뉴스로 인한 폐해를) 목격했지만 너무 늦었었다"고 덧붙였다.
마크롱 측은 가짜뉴스의 예로 레바논 방문시 프랑스대사관이 제공한 국민의 혈세로 숙식 비용을 해결했다는 내용을 언급하고 이는 완전히 거짓이라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러시아 매체들의 마크롱에 대한 의혹 제기나 근거가 부족한 폭로성 기사도 이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이즈베스티야'가 폭로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가 마크롱에 대해 "흥미로운 정보"를 갖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마크롱 캠프는 마크롱이 평소 강력하게 결속된 유럽연합(EU)을 주장해온 것이 러시아의 가짜뉴스 공격 대상이 된 주된 이유로 보고 있다. EU에 속하지 않은 러시아는 서방 선진 민주국가들이 주도하는 유럽연합의 결속력 강화와 구소련 때 자신들의 '앞마당'이었던 동유럽 쪽으로의 외연 확대 등을 견제해왔다.
리샤르는 "우리는 더욱 강력한 유럽을 지향한다"면서 "많은 러시아 매체가 (강한 EU를) 공공연히 반대한다. 러시아는 (프랑스의) 극우 및 우파정당과 그 후보들을 훨씬 좋게 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주장에 대해 가짜뉴스 생산지로 지목된 러시아 매체들은 마크롱이 구체적 증거도 없이 비난하고 있다면서 자신에게 불리한 보도를 '가짜뉴스'로 매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의 대선 개입 가능성을 우려한 프랑스 정부는 이미 대책 마련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미국 대선에서 러시아가 도널드 트럼프의 당선을 위해 개입했다는 미 정보당국들의 평가가 나올 즈음부터 프랑스도 이미 대비를 시작했다는 것이 정설이다.
특히 프랑스 정보당국은 이미 러시아 측이 극우정당인 국민전선(FN)의 마린 르펜의 당선을 위해 모종의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고 우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폭로전문 주간지 카나르 앙셰네는 최근 프랑스 대외안보국(DGSE)의 평가를 인용, 러시아가 르펜에게 긍정적인 내용을 온라인에 유포하고 경쟁후보들에 대해선 비밀 이메일을 폭로하는 방식으로 지원에 나설 것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yongl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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