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금생활 두려워 불응…오랫동안 기회 보다가 살해했을 것"
(서울=연합뉴스) 김호준 기자 = 지난 13일(현지시간) 말레이시아 공항에서 피살된 것으로 전해진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장남이자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인 김정남(46)은 김정은의 소환 명령에 불응해 살해됐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북한 권력기관에서 근무하다 한국으로 망명한 한 고위급 탈북민은 14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한국으로 오기 전에 김정은이 김정남에게 북한으로 들어오라고 명령했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김정남이 김정은의 이복형이지만 최고영도자의 명령을 따르지 않아 처단에 들어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 체제의 특성상 김정남은 김정은이 아니면 누구도 손을 대지 못한다"며 "(북한 요원에 의해) 피살됐다면 김정은이 지시한 것이다. 오랫동안 기회를 보다가 이번에 피살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정남은 당장 김정은에게 위협이 되지 않는다. 해외에서 (북한 체제를 비난하는) 말하는 것도 큰 문제는 아니다"며 "그런데 김정은은 김정남의 자금줄을 차단하고 들어오라고 명령을 했다. 모두 보장하겠다면서 아들도 데리고 들어오라고 했는데 김정남이 말을 듣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김정남이 북한으로 들어가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김정남은 해외생활을 오래 해서 세상 물정을 안다"며 "북한으로 들어가면 감금 생활을 해야 하고 아들 한솔이도 자유롭게 생활하지 못할 것을 알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금줄이 끊긴 상태로 김정남이 해외생활을 계속할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서는 "아버지가 살아 있을 때 확보해놓은 비자금이 상당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hoj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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