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연합뉴스) 심인성 특파원 =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14일(현지시간) 북한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의 장남이자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인 김정남(46)이 말레이시아 공황에서 피살된 것과 관련해 북한 정권 내부의 불안정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빅터 차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는 이날 연합뉴스의 논평 요청에 "이번 사건은 북한 내부에 얼마나 많은 저항이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차 한국석좌는 특히 "집권 5년 차를 맞은 김정은 정권이 안정돼 있다고 얘기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지만, 그는 지난달 김원홍 국가보위상을 해임했고 이제는 자신의 이복형까지 죽였다"면서 "내게는 (김정은 정권이) 그렇게 안정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마크 토콜라(Mark Tokola) 한미경제연구소(KEI) 부소장도 보도자료를 통해 비슷한 해석을 내놨다.
그는 "김정남의 죽음으로 직접 혜택을 볼 사람은 북한에 있는 그의 이복동생(김정은) 말고는 거의 없다"면서 "이번 살인의 동기는 김정은의 지속적인 피해망상증 때문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토콜라 부소장은 "김정남 살인은 (결과적으로) 북한이 중국에 또 다른 모욕을 주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면서 "김정은의 입장에서 볼 때 (자신이 숙청한 고모부) 장성택은 너무 중국에 가까웠다. 김정남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그런 것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사람들은 김정남을 가짜 여권을 들고 도쿄의 디즈니랜드를 방문하려고 했던 사람으로 기억할 텐데 이제는 김정은의 잔혹함에 희생된 피해자로도 기억할 것"고 덧붙였다.
정부 소식통은 앞서 김정남이 전날 말레이시아에서 피살됐다고 밝혔다. 김정남은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신원 미상의 여성 2명에 의해 독액 스프레이를 맞고 살해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남은 김정일과 그의 본처 성혜림 사이에서, 김정은은 김정일의 셋째 부인인 재일교포 출신 무용수 고용희 사이에서 각각 태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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