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주자는 광주 위해 어떤 일을 했다고 시민께 보고가 우선" 일침
(광주=연합뉴스) 송형일 기자 = 윤장현 광주시장이 15일 호남 구애에 올인하고 있는 대선주자에 대해 쓴소리를 쏟아냈다.
대통령 탄핵에 대한 강한 소신도 여과 없이 드러냈다.
평소 다양한 형태의 SNS를 통해 정치적 소신을 밝히고 시민과의 소통창구로 활용한 윤 시장이지만 그 강도의 정도가 예전과는 사뭇 다르다는 말도 나온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은 물론 바른정당 등 대선후보들이 호남민심 잡기에 총력전을 펴는 시점에서 나온 것이어서 그 배경과 함께 파장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윤 시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뜨거워진 대선 레이스가 촛불을 뛰어넘고, 냉철하게 대처해야 할 대통령 탄핵에 전력을 다하지 못하고 있어 큰 걱정이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정치의 계절만 돌아오면 '민주의 성지' 5월정신 계승'을 외치며 광주로, 망월묘역으로 모여든다"며 현재 대선주자의 광주행을 꼬집었다.
그는 이어 "호남 출신의 유력 대선주자가 없으면 늘 호남표를 얻기 위해 지역을 시험에 들게 하고, 지역의 유력인사들을 줄 세우느라 지역은 아픈 분열 속에 휩싸인다"고 토로했다.
윤 시장은 "(선거)때만 되면 (대선주자들이) 광주의 역사적 가치만 외칠 것이 아니라 소외되고 차별받은 광주의 발전을 위해 무슨 일을 했었다고 시민께 보고해야 한다"고 일갈했다.
윤 시장은 광주시민의 바람도 언급했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에 온 힘을 다하고 5.18 광주항쟁 발포명령자 등 진실 규명, 차별 속에 소외된 지역발전의 실질적인 대책 제시를 강조했다.
'시민의 바람'으로 표현했지만 사실상 윤 시장의 생각과 다름없어 보인다.
호남표만을 의식한 대선주자의 포플리즘성 공약이나 실현 가능성이 낮은 공약 등에도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냈다.
그는 "지역에 무엇을 해주겠다가 아니라 어떻게 하겠다며 구체적 대안을 제시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표만을 생각해 지역 현안을 제대로 살피지 못하는 입장 표명은 자제하라"고 일침을 놨다.
윤 시장은 "표를 달라고 하려면 광주시민이 무엇에 분노하고, 무엇을 원하는지 살펴서 진정성을 갖고 응답해야 한다"며 "광주를 흥행을 위한 불쏘시개, 승리를 위한 종속변수, 전략적 요충지로만 생각하고 있는 것 아닌지 생각해야 한다"며 광주행 대선주자에 대한 불편한 심기도 여과 없이 드러냈다.
그는 "대통령 탄핵을 놓치면 (대선주자) 누구도 광주에 와서 표를 달라고 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며 "날씨가 풀리면서 우리들의 각오도 풀어지고 있지 않은지 냉정하게 살필 때다"고 탄핵의 의지를 다졌다.
윤 시장은 마지막으로 "내가 또 이럴 줄 알았다니까…'하는 탄식이 나와서는 안 된다"며 "무등산 일출이 불사조처럼 붉게 날아오른다"는 말과 함께 자신이 찍은 일출사진을 올렸다.
윤 시장의 이 글에는 대체로 공감하는 댓글 수십 개가 달렸다.
nicep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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