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위태로운 '곁가지' 김한솔, 어떤 선택할까

입력 2017-02-15 11:30   수정 2017-02-15 17:29

가장 위태로운 '곁가지' 김한솔, 어떤 선택할까

北 김씨일가 장손 상징성…김정은에 "독재자" 지칭도

(서울=연합뉴스) 김효정 기자 = 말레이시아에서 백주에 피살된 김정남(46) 이후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잠재적 위협으로 여길 만한 '백두혈통' 일원은 누구일까.

김정남의 아들로, 프랑스 유학 후 현재 행방이 묘연한 김한솔(22)이 첫손에 꼽힌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맏손자이기도 한 김한솔은 김일성-김정일-김정남을 잇는 김씨 일가의 사실상 '장손'이자 '적통'이라고 할 수 있다. 아버지 김정남이 사망하면서 김정일의 첫 동거녀 성혜림(2002년 사망)쪽 후손 가운데 생존해있는 대표적 인물이 됐다.

북한에서 최고지도자의 이복 형제자매를 지칭하는 '곁가지' 가운데서도 가장 위태로운 처지에 놓인 셈이다.

김한솔은 프랑스의 명문 파리정치대학(시앙스포) 르아브르 캠퍼스를 졸업하는 등 서구 교육을 받은 '신세대'다. 숙부인 김정은이 통치하는 북한 체제에 대해서도 비교적 거침없이 견해를 밝혀 왔다.

특히 2013년 핀란드 TV와의 인터뷰에서는 김정은이 어떻게 김정일의 후계자가 됐느냐는 질문에 "잘 모르겠다"면서 "그(김정은)가 어떻게 독재자(dictator)가 됐는지 모르겠다"고 말해 관심을 모았다.

북한 체제에 대해 나름의 비판적 시각을 숨기지 않았던 조카 김한솔도 이복형 김정남과 마찬가지로 김정은의 '눈엣가시'가 될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하다.

김한솔이 아버지의 사망 이후에도 김정은 체제에 대해 예전처럼 자유롭게 발언할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 그는 프랑스에서 학업을 마치고 지난해 마카오 또는 중국 등지로 돌아간 뒤 소재가 분명하게 파악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는데, 국가정보원은 15일 김한솔이 마카오에 체류 중이라고 밝혔다.

신변이 위태로워진 그가 '생존'을 위해 어떤 선택을 할지는 관측이 엇갈린다.

아버지처럼 사실상 중국 당국의 비호를 받으며 외국에서 잠행을 계속하거나, 북한으로 돌아가 삼촌 김정은에 철저히 복종하며 조용히 살아갈 수도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다만, 김한솔을 북한땅에 들이는 것은 김정은에게 '턱밑의 칼끝'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실현 가능성이 작다.

국내 대북 전문가 일각에서는 신변 보호를 위해 김한솔을 한국 등 안전한 곳으로 데려와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인식도 있다.

또 다른 '곁가지' 가운데 주목되는 인사는 김정은의 숙부인 김평일 체코 주재 북한 대사다. 김일성의 둘째 부인 김성애에게서 태어난 김평일은 유럽을 떠돌며 수십 년째 외교관 생활을 하고 있으며, 합리적인 성품으로 김정은 교체시 지도자로 옹립해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미 해군분석센터(CNA)의 켄 고스 국제문제담당 국장은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 내부에서 벌어진 일의 여파로 김정남이 피살된 것이 사실이라면 앞으로 김평일에게 무슨 일이 일어날지 주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김정남 사망 이후 김정은의 남매들, 즉 백두혈통 3세대 사이에는 더는 김정은의 잠재적 경쟁자가 될 만한 인물을 찾기 어렵다는 시각이 많다.

이복 누나 김설송(44)은 상당한 실권이 있다는 관측이 끊이지 않았지만, 권력 구도에서 배제됐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북한 체제에서 별다른 역할을 하지 못하는 친형 김정철(36)과 최측근인 친여동생 김여정(노동당 선전선동부 부부장, 28∼30세 추정)은 김정은과 동복이고, 정치적 명운을 함께 하고 있다는 점에서 직접 칼날을 맞을 가능성은 작다는 지적이다.

kimhyoj@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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