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200만 선거인단' 모집, 첫날부터 피살사태 '불똥'

입력 2017-02-15 11:53   수정 2017-02-15 11:57

민주 '200만 선거인단' 모집, 첫날부터 피살사태 '불똥'

안보이슈에 국민들 시선 집중…黨·주자들 신중론 속 추이 촉각

물밑에선 캠프별 모집 활발…당 홈페이지 접속 폭주도

(서울=연합뉴스) 임형섭 기자 = 더불어민주당의 선거인단 모집이 15일 '김정남 피살' 사태의 여파로 어수선한 상황에서 시작됐다.

애초 대대적인 홍보전을 벌여 국민의 참여를 최대한 끌어내겠다는 것이 지도부의 구상이었지만, 안보 이슈가 터지면서 민주당으로서는 분위기를 띄우기 어려운 처지에 놓였다.

지도부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선거인단 모집 선언식'을 열 계획이었지만, 엄중한 시국이라는 점을 고려해 행사를 취소했다.

그러면서 이번 일의 파장이 어디까지 갈지를 신중하게 살피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일각에서는 피살 사태가 장기간 정국의 주요 이슈로 다뤄진다면 민주당 입장에서 달갑지 않은 일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정권교체'에 집중됐던 국민의 시선이 자칫 분산되거나, 안보 불안감이 번지면서 보수층이 재결집하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당직자는 "미사일 발사에 이어 피살 사태까지 한번에 겹쳤다. 국민 사이에서 일종의 북풍(北風) 몰이가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더라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경계심을 드러냈다.

나아가 민주당은 과잉 대응은 오히려 이슈만 키워줄 수 있다는 판단 아래 별도의 회의나 의원총회 등을 열지 않는 등 '차분한 대응'을 이어가고 있다.

주자들도 촉각을 곤두세우기는 마찬가지다.

애초 각 캠프는 선거인단 모집이 시작된 이날부터 각자 지지자 동원에 뛰어들며 '세몰이'에 나서려 했지만 피살 사태에 국민의 이목이 쏠리면서 다소 애매한 상황이 됐다.

주자들은 일단 "정확한 사실파악이 우선"이라면서 신중하게 사태를 지켜보고 있다.

문재인 전 대표는 이날 여수엑스포 박람회장 앞에서 기자들을 만나 "국민들이 걱정할 일이 생겼다. 정부가 하루빨리 사실관계를 확실히 파악하고 그것이 우리 안보에 미칠 영향을 냉정하게 분석하면서 잘 대처해 나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안희정 충남지사 측과 이재명 성남시장 측은 별도의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이처럼 선거인단 모집을 위한 공식 행보에는 제동이 걸렸지만, 물밑에서는 지지자 확보를 위해 캠프별로 분주하게 움직이는 모습도 포착됐다.

민주당은 이날부터 탄핵 결정 3일 전까지 선거인단을 모집하며, 이는 3주 이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기간에 얼마나 자신의 지지자를 선거인단으로 데려오는지가 선거의 유불리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특히 공인인증서만 있으면 참여할 수 있도록 '문턱'을 낮추면서, 일각에서는 오랫동안 당 활동을 하지 않은 중도성향 국민이 대거 참여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당 관계자는 "전체 선거인단 수는 150만~200만명으로 예상한다"며 "민주당 지지자가 아니더라도 정권교체를 위해 경선 선거인단에는 참여하겠다는 중도층이 꽤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SNS상에는 각 예비후보의 팬클럽을 중심으로 지인들에게 선거인단 등록을 독려하는 움직임도 많았다.

민주당 홈페이지에 접속이 폭주하면서 속도가 느려지는 일도 벌어졌다.

이에 민주당 당직자들은 당 홈페이지가 아닌 별도 선거인단 신청 사이트(http://www.minjoo2017.kr/)가 있다는 점을 홍보하기도 했다.

hysup@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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