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연합뉴스) 한종구 기자 = 지난해 신축 이전한 공주의료원이 말기 암 환자를 위한 호스피스 병동을 설치했지만, 수개월째 문을 열지 못하고 있다.
의료원 측은 간호사 확보가 어려워 호스피스 병동을 운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입장이지만, 많은 예산이 투입된 병동을 운영하지 못함으로써 주민이 피해를 보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16일 충남도에 따르면 공주의료원은 지난해 10월 신축 이전하면서 의료원 2층에 13병상 규모의 호스피스 병동(498㎡)을 설치했다.
이 병동에는 1인실 1개와 4인실 3개 등 입원실을 비롯해 목욕실 1개, 종교실 3개를 갖추고 있다.
호스피스 병동 환자를 위한 수액 주입기와 심전도 검사기도 구매했다. 문을 열기만 하면 당장에라도 환자가 입원할 수 있도록 준비된 상태다.
그러나 호스피스 병동은 의료원 이전 이후 개원조차 못 하고 있다.
호스피스 교육을 받은 간호사들이 모두 일반 병동에 투입돼 병동을 운영할 수 없다는 게 의료원 측의 설명이다.
공주의료원 간호사 정원은 171명이지만 현재 94명이 근무하고 있어 77명이 부족한 상태다.
의료원 측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많은 예산을 투입한 호스피스 병동을 제대로 운영하지 못하는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다.
의료원은 신축 이전 당시 공주를 비롯한 인근 지역에 호스피스 병동을 운영하는 병원이 없어 공공의료 분야에서 호스피스 병동을 운영해야 한다며 병동을 설치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호스피스 병동에 설치하려고 샀던 일부 장비마저 사용하지 않고 별도의 장소에 보관하는 것으로 알려져 예산 낭비라는 지적까지 받고 있다.
일각에서는 의료원이 수익성 때문에 호스피스 병동 운영을 미루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호스피스 병동이 일반 병동에 견줘 수익성이 크게 떨어지기 때문이다
여기에 전담 간호사나 사회복지사 등 인력 충원까지 고려하면 마이너스 수익을 감수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 때문에 공공의료원이 말기 환자의 존엄한 마무리를 위한 사회적 책임에 인색하다는 비판도 나온다.
김원태 충남도의원은 "호스피스 서비스를 받고 싶어도 병실이 없어 서울이나 천안으로 가야 하는 도민이 적지 않다"며 "최고의 시설을 갖춰 놓고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것은 예산 낭비일 뿐만 아니라 공공의료에 대한 주민 불신을 키우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공주의료원 관계자는 "간호사 모집 공고를 냈으니 조만간 간호사를 충원할 수 있을 것"이라며 "도민에게 호스피스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좋은 시설의 병동을 설치한 만큼 병동 개원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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