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인계부터 살해까지' 말레이, 북한 여성공작원 집중조명

입력 2017-02-15 15:39   수정 2017-02-15 16:25

'미인계부터 살해까지' 말레이, 북한 여성공작원 집중조명

김정남 독살에 경악…살해 후 자결·임신 후 협박 등 전술 소개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46)의 독살 사건을 둘러싸고 말레이시아가 북한 공작에 크게 놀라고 있다.

특히 이번 암살이 북한인으로 추정되는 여성 2인조에 의해 자행됐다는 정황 때문에 고도로 훈련된 북한 여성 공작원들의 전술에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15일 말레이시아 현지 언론인 프리말레이시아투데이(FMT)와 더스타(The Star) 등은 1987년 11월 일어난 대한항공 858기 폭파 사고의 범인인 김현희를 사례로 소개하며 북한 여성 공작원의 훈련과정과 작전 수행 방법 등을 일제히 조명했다.

북한은 이미 오래전부터 비밀 작전 수행을 위해 여성 공작원을 양성했다는 것이 이들 매체의 설명이다.


이렇게 훈련받은 여성 공작원은 테러, 살인부터 정보 수집이나 이권 획득을 위한 협박까지 다양한 수단을 활용하는 임무에 투입된다.

30년 전인 1987년 11월 서울올림픽 개최를 방해하려는 목적으로 일어난 대한항공 858기 폭파 사건의 범인 중 한 명인 김현희가 여성이라는 점도 여성 공작원이 이미 수십 년 전부터 존재했다는 사실을 방증한다.

북한의 여성 공작원들은 이미 10대부터 철두철미한 훈련을 받는다. 체포 당시 25세였던 김현희는 자신이 8년간 훈련받았다고 밝혔다.

범행 이후의 행보도 거침없다. 김현희와 또 다른 공범 남성 공작원은 청산가리 앰플을 삼킨 채 발견됐다.

여성 공작원은 이런 과격한 작전에만 투입되는 것은 아니다.

2014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북한의 한 전직 고위 관료의 발언을 인용해 북한이 여성 공작원을 동원해 해외 고위급 인사들을 상대로 미인계 전술을 구사한다고 보도했다.

일명 '씨앗 품기 작전'(seed-bearing programme)라는 이름의 이 전술은 미모의 여성 공작원을 붙여 하룻밤을 보내게 한 뒤 수개월이 지나 임신 소식을 전하며 협박하는 방식이다.

주로 기자나 사업가를 상대로 구사하는 이 전술을 통해 북한은 자신들에게 유리한 기사를 쓰도록 하거나 사업 기회를 잡는다.


한편 FMT는 공항 CCTV 영상 등을 토대로 김정남을 살해한 것으로 추정되는 여성 두 명 모두 피부가 하얗고 어깨 길이 머리를 하는 등 전반적으로 한국 여성의 모습이었다고 소개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가운데 한 여성은 흰색 상의에 청치마를 입고 파란색 배낭을 멨고, 또 다른 여성은 청바지 위에 푸른색 상의 차림이었다.

lucid@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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