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엔 환율 900원대로 하락…1년 만에 최저치

입력 2017-02-15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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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엔 환율 900원대로 하락…1년 만에 최저치

'환율조작국 지정' 우려하는 한국

미·일 정상회담 이후 여유 생긴 일본…"엔화는 여전히 강세"

(서울=연합뉴스) 박초롱 기자 = 원/엔 환율이 1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미국이 기준금리를 예상보다 더 빨리 올릴 수 있다는 전망에 엔화와 원화 모두 달러화 대비 약세를 보였지만, 엔화 약세 폭이 더 컸다.

이는 미·일 정상회담 이후 일본이 엔화 약세에 따른 환율 압박을 어느 정도 덜어낸 반면 한국은 여전히 환율조작국 지정 부담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15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엔 재정환율은 오후 3시 30분 현재 100엔당 999.08원으로 전날 오후 3시 30분 기준가보다 4.58원 하락했다.

이는 지난해 2월 1일(기준가 989.12원) 이후 1년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원/엔 환율이 내린다는 것은 원화가 엔화 대비 강세를 보인다는 뜻이다.

이날 주요국 통화는 일제히 달러화 대비 약세를 나타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재닛 옐런 의장이 이르면 다음 달에도 금리 인상이 가능하다고 내비친 데 따른 것이다.

옐런 의장은 한국시간으로 이날 새벽 열린 미국 상원의 통화정책 청문회에서 "고용과 물가상승이 예상대로 진전될 경우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의 추가 조정이 적절하다고 본다"며 "통화완화 정책을 없애기 위해 너무 오래 기다린다면 현명하지 못한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달러/엔 환율이 113엔대에서 114엔대로 상승(엔화 약세)하고 유로화 가치도 올랐다.

그러나 원화를 비롯한 신흥국 통화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원/달러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4.8원 오른 1,142.2원으로 장을 마쳤다.

원화는 장중 1,145.2원까지 올랐으나 위안화 강세 흐름을 따라 움직이며 상승 폭을 일부 내줬다.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최근 원화와 위안화의 동조화 현상이 강해졌으며, 이는 미국의 환율조작국 지정 우려와 무관치 않다고 보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상승 여건보다 하락 여건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것이다.

하건형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트럼프 행정부의 달러 약세 유도 정책이 특히 원/달러 환율에 강하게 반영되고 있다"며 "전날 파이낸셜 타임스(FT)가 한국이 중국·일본보다 환율조작국에 지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하는 등 트럼프 정책에 대한 경계감이 강해지며 원/달러 환율 상승이 제한됐다"고 말했다.

반면 일본은 여유 있는 모습이다.

아소 다로 일본 부총리 겸 재무상은 이날 의회에 출석해 "누구도 엔화가 약하다고 말할 권리는 없다"며 "엔화는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아소 부총리는 금융위기 이전 달러/엔 환율이 달러당 120엔 부근에 있었으나 현재는 114엔대라면서 "환율이 아직 120엔에 도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chopar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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