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컬링센터, 올림픽 끝나면 다시 일반 체육관으로
(강릉=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컬링 경기가 열릴 강릉컬링센터는 4개의 컬링 시트에 3천500석 규모의 관중석을 보유하고 있다.
관중석이 있는 컬링 경기장은 강릉컬링센터가 한국 최초다.
현재 국내 컬링 경기는 대부분 아이스링크를 대관해 얼음을 새로 깔아 만든 컬링장에서 열리고 있다.
상시로 대회를 개최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춘 컬링장은 의성컬링센터, 태릉선수촌 컬링훈련원 두 곳뿐이다.
그러나 의성·태릉 컬링장에는 별도의 관중석이 없다.
평창동계올림픽 개최를 계기로 관중과 함께 호흡하는 컬링 경기장이 생긴다는 기대가 컸다.
강릉컬링센터는 16일 시작하는 테스트이벤트인 2017 세계 주니어 컬링 선수권대회를 개최할 준비를 마친 상태다.
15일 강릉컬링센터에는 대회에 참가하는 각국 주니어 선수들이 4개의 컬링 시트에서 적응 훈련을 하고 있다.
컬링은 유난히 얼음 상태에 민감한 종목이기 때문에 강릉컬링센터는 아이스하키, 피겨 등 다른 경기장보다 더욱 강화된 제습·냉난방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이 경기장에는 8대의 공조시스템이 돌아가고 있다.
16m 높이 천장에 달린 조명에도 신경을 썼다. 발열을 최소화한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을 설치, 조명의 열이 얼음에 거의 영향을 주지 않는다.
그러나 강릉컬링센터는 평창동계올림픽 폐막 후 사라진다.
강릉컬링센터는 강릉 다목적체육관을 리모델링해 만들었다.
나무 바닥으로 된 체육관에 컬링 경기에 필요한 얼음을 깔고 다양한 제반 시설을 설치했다.
이 시설은 평창올림픽 폐막 후 다시 걷힐 예정이다.
평창올림픽 조직위원회 관계자는 "현재 레거시 정책으로는 강릉컬링센터는 다시 나무 바닥 체육관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컬링계 한 관계자는 "평창올림픽 컬링센터에 들어간 예산도 상당한 것으로 아는데, 올림픽 유산으로 컬링 경기장이 남지 않는 것은 아쉽다"고 한탄했다.
다른 빙상 경기장은 일반인을 위한 아이스링크로 개방할 수도 있지만, 컬링장은 오직 컬링 용도로 사용해야 하고 얼음 관리도 까다로운 점이 걸림돌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사후 관리 예산이 많이 투입되는 것이다.
태생적으로 '컬링 전용'이 아니어서 생겨난 문제점도 있다.
좋은 컬링장을 만들려면 얼음 아래에 있는 콘크리트 바닥부터 평평하게 다져야 한다.
그러나 강릉컬링센터는 콘크리트 경사가 완전히 평평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평창동계올림픽과 세계주니어컬링선수권대회 컬링 얼음을 책임지는 아이스 테크니션 권위자인 한스 우스리히는 "강릉컬링센터의 콘크리트 기울기가 조금 있지만, 얼음으로 이를 완벽히 보완했다"고 자부심을 드러내면서도 "평창올림픽 개막 전에 이 문제를 보완하면 더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abb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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