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한 파무크 "개헌 반대의사 밝힌 인터뷰 결국 안 실려"
뉴스앵커, 소셜미디어에 '개헌안 반대' 글 올려 해고돼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오르한 파무크의 최근 인터뷰가 터키의 대통령중심제 개헌에 반대를 표명했다는 이유로 실리지 못했다고 터키언론이 보도했다.
15일 터키 인터넷 매체 T24 등에 따르면 유력 일간지 휘리예트가 파무크와 장시간 인터뷰를 하고도 보도하지 않았다.
소설 '내 이름은 빨강', '순수 박물관' 등으로 한국에서도 많은 독자를 거느린 파무크는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에게 꾸준히 비판적인 목소리를 냈다.
파무크는 최근 휘리예트의 워싱턴 특파원 잔수 차믈르벨과 인터뷰를 했고, 이 내용은 이달 13일자 신문에 실릴 예정이었다.
그러나 이날 인터뷰는 게재되지 않았다.
파무크는 T24에 "불행히도 (휘리예트가 자체 검열을 했다는) 뉴스는 사실이다. 인터뷰는 결국 안 실렸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기자에게 국민투표에서 반대표를 던질 것이라고 답하고, 이유도 설명했다"고 말해, 대통령중심제 개헌에 반대한 것이 인터뷰가 실리지 못한 이유라고 추정했다.
파무크의 인터뷰에 앞서 유명 뉴스앵커는 대통령중심제 개헌 반대의사를 드러냈다는 이유로 해고돼 논란이 일었다.
TV채널 카날D에서 아침뉴스를 진행하는 이르판 데이르멘지 앵커는 이달 10일 개인 소셜미디어 계정에 대통령중심제 개헌안에 반대 의사를 밝히는 글을 올렸다.
카날D는 데이르멘지를 해고하고, "논란이 되는 이슈에 관한 의견을 소셜미디어에 올려, 편파성을 금지한 원칙을 위반했다"는 성명을 냈다.
휘리예트와 카날D는 모두 터키 대기업 도안홀딩의 미디어계열 자회사 도안미디어그룹 소속이다.
도안홀딩 경영진은 최근 터키당국으로부터 '쿠데타 배후' 즉, 재미 이슬람학자 펫훌라흐 귈렌에 연계된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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