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태국전을 시작으로 열전 돌입…사상 첫 메달 목표
(삿포로=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한국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의 첫날 공식 훈련이 펼쳐진 15일 오후 일본 삿포로 츠키사무 체육관.
이날 동계아시안게임 결전지인 삿포로에 도착한 선수들은 호텔에 짐을 내려놓자마자 훈련에 나섰다.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 첫 경기인 태국전까지 남은 기간은 고작 사흘. 버릴 시간이 없었다.
선수들은 보드를 향해 퍽을 날리는 것으로 훈련을 시작했다.
보드의 탄성이 경기장마다 제각각이라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 아이스하키 종목 주 경기장인 이곳의 특성을 파악하려면 꼭 필요한 작업이다.
이후 5대 5 미니게임과 2인 패스, 1대 1 돌파 등 숨돌릴 틈도 없이 빡빡한 일정으로 1시간 15분의 공식 훈련 시간이 후딱 지나갔다.
대표팀에는 2000년생과 2001년생이 각각 3명 포함돼 있다. 소녀티를 벗지 못한 이들은 무거운 장비를 하고도 빙판 위를 쉼 없이 내달렸다.
자주 넘어지고 스틱이 퍽을 빗겨가는, 서툰 모습도 나왔지만, 선수들은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해 노력하고 또 노력했다.
한국 여자 대표팀은 이번 대회에서 모두가 불가능하고 믿는 목표에 도전한다. 바로 동계아시안게임 사상 첫 메달이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태국(18일), 일본(20일), 카자흐스탄(21일), 중국(23일), 홍콩(25일)과 메달을 다툰다.
태국과 홍콩은 수월한 상대지만 두 번째 상대인 일본은 올림픽 본선 2회 진출의 쾌거를 이룬, 자타가 공인하는 아시아 최강팀이다.
카자흐스탄, 중국도 우리보다 한 단계 위인 세계선수권 디비전 1 그룹 A에 속한 팀이라 메달까지 가야 할 길은 멀고도 험하다.
버거운 상대를 상대로 최상의 전력을 꾸려도 부족할 판에 한국 대표팀은 총 22명 엔트리에서 2명이 부족한 20명으로 이번 대회에 나선다.
유일한 여자 아이스하키 팀이 대표팀일 정도로 선수의 저변 자체가 워낙 취약하기 때문이다.
그중 2001년생 3명은 국제대회 경험이 전혀 없다. 이런 전력으로 9일간 5경기를 치르는 강행군을 치러야 한다.
하지만 희망을 버리기에는 이르다.
여자 대표팀은 2014년 미국 대학 1부리그(NCAA 디비전 1) 출신의 새러 머레이(28) 감독이 새롭게 부임한 이후 눈부신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삿포로로 건너오기 전 홋카이도 남서쪽의 도마코마이에 전지훈련 캠프를 차린 대표팀은 그곳에서 세계 랭킹 8위의 독일(2-4패), 11위 오스트리아(0-3패)와 평가전을 치러 비록 패배하기는 했지만 좋은 내용을 보이며 자신감까지 얻었다.
더군다나 선수들은 이번 동계아시안게임을 통해 우리가 실력으로도 평창 동계올림픽에 나설 자격이 있는 팀이라는 걸 보여주기 위해 의욕이 대단하다.
대표팀은 16일 중국과 연습경기를 치른다. 아시안게임 성적을 미리 점쳐볼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머레이 감독은 첫날 공식훈련을 마친 뒤 "아시안게임 주 경기장에서 처음 뛰다 보니 선수들이 다소 긴장한 것 같다"며 "대회가 현실로 다가왔음을 체감하기 시작한 것"이라고 짚었다.
그는 "이제 평창 동계올림픽까지 1년 남았다. 이번 아시안게임은 우리에게 정말로 좋은 테스트가 될 것으로 본다"며 "어차리 우리는 잃을 것이 없다. 우리를 과소평가하는 사람들이 깜짝 놀랄 수 있는 경기를 펼치겠다"고 강조했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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