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박5일간 美정부·의회·싱크탱크 인사 두루 면담
"문재인은 한미동맹 강력히 신봉", "방위비 분담금 꼼꼼히 협상할 것"
(워싱턴=연합뉴스) 강영두 특파원 = 더불어민주당의 차기 대선 선두주자인 문재인 전 대표의 핵심 인사가 미국 조야에서 적극적인 '문재인 세일즈'를 펼쳤다.
문 전 대표의 싱크탱크인 '국민성장' 연구위원장이자 외교·안보 분야 핵심브레인인 김기정 연세대 행정대학원장은 15일(현지시간) 워싱턴DC 존스홉킨스대학 국제대학원(SAIS)에서 열린 '한국 외교 정책의 방향' 토론회에 참석해 문 전 대표의 외교·안보관을 발표했다.
이 토론회는 차기 대선주자들의 대미 외교 및 안보 구상을 듣기 위해 마련된 자리로, 문 전 대표 측이 주요 주자들 가운데 가장 먼저 '참석' 의사를 밝혔다.
김 원장이 내세운 주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와 더 나은 동맹관계 구축을 위한 문재인의 외교 정책 방향과 전략'이었다.
차기 대선 승리시 출범할 '문재인 정부'와 트럼프 정부의 진보-보수 노선 갈등이나 이로 인한 한·미 동맹의 균열 가능성 등 미 조야 일각의 우려를 일찌감치 불식시키려는 의도가 깔렸다.
김 원장은 문 전 대표를 "약자와 공감하고 실용적·합리적이며, 겸손하고 온건한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또 군사능력 강화를 통한 대북 억지 등 안보 노선을 설명하며 문 전 대표의 안보관이 투철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문 전 대표를 "한·미 동맹에 대한 강한 신봉자"라고 소개하며 "한·미 동맹은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위한 기반"이라고 강조했다. "문 전 대표는 '종북'이 아니다"라고도 했다.
2002년 대선 때 '반미면 어떠냐'고 했던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 전 대표를 비교해 달라는 질문에는 "정치인 문재인은 노무현 전 대통령과 비슷한 점도 있지만, 외형적으로 나타나는 태도는 (노 전 대통령에 비해) 상당히 점잖다고 본다"며 "무엇보다 노무현 정부의 초반 파행에서 상당 부분 레슨(교훈)을 받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와 관련해선 "정부와 정부 사이의 합의는 존중하지만, 실제 배치는 다음 정부에 넘겨줬으면 좋겠다는 게 문 전 대표의 생각"이라며 "국민적 합의 등을 위한 검토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답변했다.
또 트럼프 정부가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위한 협상을 요구할 경우, 문 전 대표는 "기꺼이 협상할 의사가 있으며, 국익에 기반해 꼼꼼한 협상을 하겠다"는 입장이라고 그는 소개했다.
토론회에는 가이 아리고니 미 국방부 동북아 담당을 비롯해 국무부와 재무부, 국제무역위(USITC) 등 연방정부의 한반도 관계자들과 공화당 톰 코튼(애리조나) 상원의원의 패트리샤 보 보좌관 등이 참석했다. 미 언론에선 AP통신과 공영방송 PBS 등이 취재했다.
지난 12일 4박5일 일정으로 사실상 문 전 대표의 '특사' 자격으로 미국을 찾은 김 원장은 방미 기간 미 정부와 의회, 싱크탱크 인사 등과 두루 접촉하며 '문재인 바로 알리기'에 주력했다.
14일에는 미국외교협회(CFR)가 주관한 비공개 토론회에서 토머스 허버드 전 주한 미국대사 등 한반도 전문가 30여 명을 대상으로 발표했고, 13~14일 이틀에 걸쳐 연방 상·하원 외교위 전문위원들과 토론회도 가졌다.
김 원장은 또 미국의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인 조셉 윤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 트럼프 정부의 국방부 동아태 차관보에 거론되는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 커트 캠벨 전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 등과도 면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토론회를 주최한 존스홉킨스대 국제대학원 측은 다음 달초 다른 대선후보 측 인사를 초청하기로 하는 등 앞으로 '릴레이' 토론을 이어갈 예정이다.
k02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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