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이들에 속아서 가담 주장"…"디올 핸드백에 독극물" 보도도
(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46)의 암살 용의자로 말레이시아 경찰에 가장 먼저 붙잡힌 20대 여성은 암살의 주범이 아닐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북한계 남성을 포함한 남성 1명과 여성 1명 등 달아난 나머지 용의자들의 신원 확인과 체포가 사건 실체 규명에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16일(현지시간) 더스타와 중국어매체 동방일보 등 말레이시아 언론에 따르면 이 여성은 경찰에 붙잡힌 후 자신이 다른 이들에 속아 공격에 가담했다고 주장했다.
'도안 티 흐엉'(Doan Thi Huong)이라는 이름의 베트남 여권을 소지하고 있는 이 여성은 체포 직후 경찰에 여성 친구 1명과 남성 4명이 김정남에게 장난을 치자고 말해 그렇게 믿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무해한 장난으로 생각했을 뿐 남성을 죽이거나 해칠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주장했다.
동방일보에 따르면 이 여성은 남성 4명 중 베트남 국적과 북한계가 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여성은 이들 5명의 일행과 말레이시아에 휴가차 왔으며, 범행 후 공항 인근 반다르 바루 살락 팅기 지역의 호텔에 함께 머물다 나머지 5명이 자신을 버려두고 가자 혼자 귀국하기 위해 공항으로 향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더스타는 이 여성의 진술이 사실인지는 아직 확인할 수 없지만, 나머지 5명이 실제 암살 주모자이며, 이 여성은 단순 가담자에 불과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경찰은 이 5명이 아직 말레이시아에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탄 스리 누르 라시드 이브라힘 현지 수사국장은 "며칠 내에 다른 용의자들도 체포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말레이시아 경찰은 이 여성 외에도 용의자들을 태운 택시 운전사 1명을 붙잡아 진술을 청취한 후 풀어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 여성은 체포 당시 LOL이라고 쓰인 티셔츠와 옅은 푸른색의 디올 핸드백을 지니고 있었으며, 핸드백에는 김정남 독살에 쓰인 것으로 추정된 독극물이 담긴 병이 있었다고 더스타는 설명했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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