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정부 상징 세종시도 훑으며 충청권·중도층 민심 구애
경선국면서 안희정과의 경쟁의미 축소…"샌더스와 트럼프 경쟁하지 않아"
(서울=연합뉴스) 이광빈 기자 =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가 16일 충청권을 사흘째 훑는 강행군을 통해 중원 공략에 심혈을 기울였다.
중도층과 충청권 민심을 겨냥해 4차 산업혁명시대를 지휘하고 지역균형발전을 이끌 적임자라는 점을 부각하며 답보상태인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전력투구했다.
더구나 안 전 대표는 더불어민주당 경선에서 바람을 일으키는 안희정 충남지사의 근무지인 충남 홍성의 충남도청에서 기자간담회를 했다.
안 전 대표가 중도층 공략을 놓고 안 지사와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상황에서 안 지사의 '안방'으로 들어가 표심잡기에 나선 것이다.
특히 안 전 대표는 충남도청 기자간담회에서 "대선 본선에서 안 지사와의 양자 대결 구도가 이뤄질 경우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안-안(안철수-안희정)' 대결이 되면 얼마나 좋겠느냐. 미래를 향한 대결이 될 수 있다. 우리나라도 나아가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한 것으로 전해져 눈길을 끌었다.
이에 대해 안 전 대표 측 관계자는 전화통화에서 "더 이상 우리나라 선거가 산업화 세력 대 민주화 세력의 낡은 대결 구도가 이뤄지는 틀을 벗어던져 4차 산업혁명시대 대비 등 미래로 향해야 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안 전 대표가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문재인 전 대표의 승리를 전망해온 가운데, 안 지사를 상대로 우호적인 발언을 보낸 셈이다.
이를 놓고 향후 문 전 대표가 경선에서 승리할 것을 가정해 안 지사로 가 있는 중도층 표심을 가져오기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다.
하지만 안 전 대표는 민주당 경선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자신과 안 지사와의 경쟁에 대해 의미를 축소했다.
안 전 대표는 "미국 민주당 경선에서 힐러리가 샌더스가 치열하게 경쟁했는데, 당시 샌더스와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간에 서로 지지층을 경쟁하는 것은 가능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한, "중도층 공략 같은 표현은 그렇게 좋아하는 표현이 아니다"라며 "그것이야말로 정치권에서 유권자를 수단으로 쓰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안 전 대표는 지지율 정체 현상도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 심판이 인용된 뒤 본격적인 대선 레이스가 시작되면 타개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안 전 대표는 "국민은 과거가 아니라 누가 미래를 대비했느냐를 놓고 대선 후보를 평가할 것이고, 그때가 대선 지지율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안 전 대표는 충남에서 4차 산업혁명시대를 열어갈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이며 민심에 구애를 보냈다.
그는 "충남의 발전을 위해서는 우선, 친환경 자동차, 차세대 디스플레이 산업 등 관련 기술을 고도화하고, 미래의 신성장동력을 끌어올리겠다"라며 "이를 다른 산업 기술과 연계해 융복합산업 클러스트를 조성하고 충남의 미래 산업으로 육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 전 대표는 충남지역위원장 및 시군구의원들과 오찬을 가졌다. 손학규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과의 경선을 의식한 행보로 받아들여졌다.
이어 안 전 대표는 지지자 모임인 '국민광장' 발대식에도 참석해 조직다지기에 공을 들였다.
또한, 안 전 대표는 참여정부의 상징인 세종시를 찾아 기자간담회를 했다.
안 전 대표는 "이제 아직 옮기지 않은 행정부처들의 세종시 이전을 적극 추진하고, 국회 분원을 설치해서 상임위는 세종시에서 열 수 있도록 해 각 부처 공무원들이 길에서 낭비되는 시간 없도록 하겠다"면서 "개헌 때 행정수도 이전을 반영해서 국민의 의사를 묻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안 전 대표는 세종시 학교운영위원장과도 만찬 좌담회를 갖고 학제개편을 골자로 한 교육혁명 구상을 소개했다.
lkb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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