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연합뉴스) 오수희 기자 = 3선 부산시장을 지낸 허남식(68) 대통령 직속 지역발전위원회 위원장이 엘시티 비리 등에 연루된 혐의로 20일 검찰에 소환된다.
엘시티 비리를 수사하는 부산지검 특수부(임관혁 부장검사)는 허 전 시장에게 20일 오전 10시까지 검찰청사에 나와 조사를 받으라고 통보했다고 16일 밝혔다.
검찰은 허 전 시장이 엘시티 금품비리에 연루된 구체적인 정황을 포착, 지난 10일 부산 자택과 서울에 있는 지역발전위원회 위원장 사무실에 수사관들을 보내 압수수색을 벌였다.
검찰은 허 전 시장이 재임 시절 엘시티 사업과 관련돼 비리 의혹이 짙은 인허가나 특혜성 행정조치가 이뤄지도록 해주고 엘시티 측으로부터 금전적인 대가를 받은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지난해 12월 30일 엘시티 시행사 실질 소유주인 이영복(67·구속기소) 회장으로부터 3천만원 가량의 돈을 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제3자 뇌물취득)로 허 전 시장의 측근 이모(67) 씨를 구속했다.
이 씨는 허 전 시장의 고교 동문으로 허 전 시장이 선거를 치를 때마다 캠프에서 일해왔다.
검찰은 이 씨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허 전 시장이 이 씨의 엘시티 금품비리 혐의와 관련돼 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부산 법조계에서는 허 전 시장이 '함바(건설현장 식당)' 비리와 관련한 혐의를 받는 것 아닌가 하는 얘기도 나온다.
검찰은 최근 함바 비리와 관련해 전 부산시청 도시계획실장 조모(57) 씨, 해운대 마린시티에 초고층 아파트를 지은 지역 중견 건설업체 대표, 또 다른 부산 중견 건설업체 대표들을 잇따라 불러 조사했다.
검찰은 허 전 시장이 측근을 통해 '함바 브로커' 유상봉(71·수감 중) 씨가 부산 아파트 공사현장 함바를 맡을 수 있도록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있다.
허 전 시장은 2011년 1월 유 씨를 "전혀 모른다"라고 했다가 며칠 뒤 언론 인터뷰에서 "오래돼 기억이 안 나는데 집무실 등지에서 2∼3차례 만났다"며 번복한 바 있다.
허 전 시장은 2004년 6월부터 2014년 6월까지 10년 동안 3선 부산시장을 지냈고 지난해 6월부터 장관급인 지역발전위원회 위원장으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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