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도통신 보도…"호텔 종업원들 CCTV 영상보고 '그사람이다' 놀라"
조직적 가담 의혹 제기…체포후 진실 감추려 거짓말하는듯
(도쿄=연합뉴스) 최이락 특파원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의 암살 용의자로 말레이시아 경찰에 체포된 베트남 국적 여성이 범행을 전후해 숙박했던 호텔에서 머리카락을 짧게 깎는 등 변장을 시도했다고 교도통신이 16일 전했다.
여권상 이름이 도안 티 흐엉(Doan Thi Huong)인 이 여성은 현지 경찰 조사에서 "장난인 줄 알고 가담했다"는 황당한 주장을 했지만 범행 후 경찰의 추적을 따돌리려 하는 등 조직적으로 가담한 의혹이 제기되는 것이다.
통신이 사건이 발생한 쿠알라룸프르공항 인근에 있는 호텔 종업원들을 상대로 취재한 결과에 따르면 문제의 여성은 지난 11일 오후 6시에 임박해 승용차를 타고 공한 인근의 한 호텔에 도착했다. 이 승용차는 티셔츠에 청바지 차림의 여자를 내려준 뒤 호텔을 떠났다.
이 여성은 말수가 적었고, 호텔 카운터에서 "1박을 하겠다"고 말했다. 이 여성이 제시한 여권은 현지 경찰에 체포된 도안 티 흐엉 명의였다. 숙박요금을 낸 뒤 객실에 들어박혀 있었다.
이 여성은 다음날인 12일 낮에 1만링깃(약 256만원)의 돈뭉치를 들고 와서 "더 투숙하겠다"고 요청했지만 마침 호텔 예약이 꽉 찬 바람에 짐을 챙겨 호텔을 나서야 했다.
이후 이 여성은 인근 호텔로 가서 "가족과 연락해야 한다"며 인터넷이 잘 연결되는 방을 요청했다. 당시 그녀는 스마트폰 3대를 갖고 있었다고 한다.
이 호텔 종업원이 김정남 피살 사건 직후인 지난 13일 점심때가 임박해 그녀를 봤을 때는 당초 길던 머리가 어깨 위에 올 정도로 짧았다. 당시 그녀는 공항 폐쇄회로카메라(CCTV)에 비친 영상과 같은 'LOL' 로고 티셔츠를 입고 있었다고 한다.
TBS가 입수한 호텔 CCTV 영상에 따르면 당시 이 여성은 곰 인형을 안고 호텔 로비를 서성이기도 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 호텔 접수창구에서 일하는 남성 종업원은 교도통신에 "(이 여성이 묵던) 호텔 바닥에 머리카락이 흩어져 있어서, 청소원이 불만을 호소했었다"고 말했다.
이 여성은 이 호텔에서 2박 요금을 선불로 냈지만 "인터넷 접속이 잘 안된다"는 이유를 들어 하루만 묵고 호텔을 떠났다. 사건 발생 후 CCTV에 비친 여성의 모습이 공개되자 이 호텔 종업원들은 "그 사람이다"라며 놀랐다고 한다.
choinal@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