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접종과 차단 방역이 중요…"평소 농가에 차량·사람 통제해야"
(전주=연합뉴스) 임채두 기자 = "제때 백신을 접종하고 방역을 철저히 하는 수밖에 없어요."
전북 완주군에서 소 43마리를 키우는 박일진(50)씨는 구제역에 대처하는 자신만의 노하우를 이렇게 설명했다.
박씨가 완주군 하산면에서 소를 키운 지는 벌써 20년이 넘었다.
기준이 까다로운 '유기축산 인증'을 받아 농장을 운영하기도 했던 그는 온 나라가 시끄러웠던 2010년 구제역 사태도 무사히 넘겼다.
경기도 연천과 충북 보은에 구제역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한 지금도 부산을 떨지 않는다.
박씨는 평소와 다름없이 하루 한 차례 방역을 충실히 하고 있다.
그는 소독이 효과적일 수 있도록 겨울철에는 기온이 높은 한낮에 방역하는 등의 주의사항을 지킨다.
또 축사 한 칸에서 소 3∼4마리를 키우는 농가와 달리 그 수를 절반으로 줄여 가축의 스트레스를 낮췄다.
가축에 대한 박씨의 애정이 남다른 것은 사실이지만, 다른 농가와 비교했을 때 판이한 점은 아니었다.
구제역을 피하는 박씨 만의 '특별한 비결'을 기대했지만 돌아온 대답은 백신과 방역이었다.
다만 그는 백신 접종과 방역을 '어떻게' 하는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귀띔했다.
박씨 농가는 소가 50두 미만이라 지자체 공중수의사가 박씨 농가를 찾아 직접 백신을 접종해준다.
접종은 지자체에 맡긴다지만, 정기 접종 시기를 챙기고 백신을 관리하는 일은 농장주의 몫이다.
백신은 소가 바이러스에 감염될 때를 대비해 항체를 키워준다면 방역은 바이러스를 '원천 차단'한다.
박씨는 차단 방역이 구제역을 막을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라고 믿는다.
그는 "비용이 부담돼 '소독 샤워기'를 설치하지는 못했지만, 축사에 들어설 때 방역복을 꼭 착용하고 발이 잠길 정도로 발판 소독을 한다"며 "하루 한 번 농장 곳곳을 방역기로 소독한다. 2∼3시간씩 걸리는 작업이지만 내 새끼들(소) 건강 챙기는 일이라 빼놓지 않는다"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차단 방역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정호성 전북대학교 수의학과 교수는 "축산농가는 특히 방역에 신경 써야 한다. 이를테면 평상시에 사료 차량이 농장으로 들어오지 못하도록 막고 사료만 손수 옮기거나, 타 농장주의 출입도 막아야 한다"며 "하지만 시골에서는 이런 세세한 수칙을 지키려 하지 않는다. 번거롭더라도 재산을 보호하려면 차단 방역에 발 벗고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충북에는 하루가 멀다고 구제역이 확산하지만, 전북은 지난 6일 이후 잠잠하다"며 "전북도는 구제역이 발생하자마자 굳이 필요 없는 예방적 살처분을 했고, 충북은 그렇지 않았다"며 "선제 대응의 결과는 차단 방역의 중요성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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