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연합뉴스) 김선경 기자 = 절도범이 지인의 범죄 피해 관련 상담을 받으려고 태연히 지구대를 찾았다가 결국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16일 경남 마산중부경찰서 신마산지구대 등에 따르면 지난 8일 낮 12시 40분께 지구대로 30대 남성이 들어왔다.
이 남성은 지인이 사기를 당해 상담을 받으러 왔다며 경찰관에게 태연스레 말을 걸었다.
그러던 중 해당 지구대에서 근무하는 한 경찰관은 어디서 본 듯한 얼굴의 이 남성에게서 시선을 돌리지 못했다.
문득 며칠 전 지구대 팀원끼리 카카오톡에서 공유한 절도범 사진이 떠오른 그는 휴대전화를 열어 남성의 얼굴과 비교해봤다.
사진은 한 남성이 지난 4일 오전 7시 50분께 창원시 마산합포구 한 사우나에서 지갑을 훔친 뒤 안에 있던 체크카드로 편의점에서 담배 한 보루를 사는 CCTV 장면을 캡처한 것이었다.
경찰관은 CCTV 장면 속 절도범의 긴 얼굴 등이 지구대를 찾은 남성과 똑같다는 판단을 했다.
동료 역시 제발로 지구대를 찾은 남성이 절도범과 동일 인물인 것 같다는 의견을 냈다.
결국 남성이 절도범임을 확신한 경찰관들은 접수대에 서서 상담을 받던 남성을 의자에 앉게 한 다음 범행을 추궁했다.
처음에 범행을 부인하던 남성은 즉석에서 경찰이 영상통화로 연결한 피해자가 "범인이 맞다"고 하자 자백했다.
이 피해자 역시 경찰 신고 이후 CCTV 속 남성의 얼굴을 숙지하고 있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은 이 남성이 이모(34)씨임을 확인하고 절도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이 씨는 "사우나에서 나오려는데 열린 옷장 사이로 지갑이 보여 가지고 나왔다"며 "지구대에서 잡힐 줄은 몰랐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마산지구대 측은 "때마침 절도범이 범행한 4일은 우리 팀이 근무한 날이어서 사진을 제대로 봐뒀다"며 "이 씨는 잡힐 줄 모르고 온 것 같지만 팀원들이 범인의 얼굴을 제대로 봐둔 덕에 잡을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피해 회복의 길도 열려 다행"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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