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형 선고받자 '억!' 그리고 난동…이해 못할 중국인 살인범(종합2보)

입력 2017-02-16 16:25   수정 2017-02-16 16:27

25년형 선고받자 '억!' 그리고 난동…이해 못할 중국인 살인범(종합2보)

법원, 성당 기도여성 살해 천궈루이 "치밀한 계획범행, 반성 없다"

선고 직후 호흡곤란증세 보이며 쓰러져…깨어난 뒤 대기실서 난동도

(제주=연합뉴스) 박지호 변지철 기자 = 지난해 제주시의 한 성당에서 홀로 기도하던 여성을 흉기로 살해한 중국인이 1심에서 징역 25년형을 선고받았다.





제주지법 제2형사부(재판장 허일승 부장판사)는 16일 살인 혐의로 구속기소 된 중국인 천궈루이(51)씨에 대해 징역 25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사고와 경위로 피해자의 고귀한 생명을 빼앗았다"며 "진지한 반성이 없고, 사과의 뜻도 보이지 않아 이같이 판시했다"고 밝혔다.

또 "범행에 앞서 이틀간 집요하게 사전답사까지 하며 계획적이고 치밀한 면모를 보였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정신감정 결과 5∼6년 전부터 피고인이 정신이상증세를 보였고, 범행 당시 망상장애 등 정신병적 증상으로 말미암은 심신미약 상태였다는 점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했다"고 말했다.

재판정에서 두 손을 가지런히 모으고 차분한 모습을 보이던 천씨는 형을 선고받은 후 자리에서 일어나다 '억!'소리를 내며 쓰러진 뒤 호흡곤란 증세를 보이며 드러누웠다.






피고인 대기실에서 깨어난 천씨는 판결에 불만을 보이며 난동을 부리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1시간 30분 넘게 휴식을 취하며 안정을 되찾은 그는 이어 곧바로 교도소로 향하는 호송차에 별다른 저항 없이 올라탄 뒤 사라졌다.

천씨는 지난해 9월 17일 오전 8시 45분께 제주시 모 성당에서 기도 중인 김모(61·여)씨를 찬송가 책 사이에 숨겨 가지고 간 흉기로 수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천씨의 범행으로 중상을 입은 김 씨는 병원 치료를 받다가 다음 날인 18일 오전 다발성 자창(흉기에 의한 상처)으로 인한 과다출혈로 숨졌다.

천씨는 사건 발생 이틀 전부터 해당 성당을 여러 차례 답사했고, 범행을 저지른 뒤 바로 공항과 서귀포로 도주하면서 경찰의 추적을 따돌렸다.

그러나 성당에 침입한 뒤 3분이 지나 다급하게 달아나는 모습이 성당 주변을 비추던 폐쇄회로(CC)TV에 찍히면서 천씨는 사건 발생 7시간 만에 경찰에 의해 붙잡혔다.

당시 이 사건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온라인상에 무사증(무비자) 입국 제도를 폐지하자는 청원운동이 일어났고, 만 하루 만에 서명자가 1만명을 넘어서는 등 중국인 관광객들에 대한 국내 반(反)감정이 극에 달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기도 했다.

경찰 조사를 받던 천씨는 당시 "누군가 내 머리에 칩을 심어 조종해서 흉기 살해했다", "타국의 감옥에 수감돼 중국으로 돌아가지 않으려고 범행을 저질렀다"는 등 비합리적 진술로 범행 동기를 파악하기 힘들게 하기도 했다.







천씨에 대한 범죄심리분석관(프로파일러)의 면담 조사에서도 "망상장애에 의한 비합리적 사고가 범행계획에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했다.

망상장애는 모순됐다는 것을 알면서도 한 가지 이상의 생각을 1개월 이상 지속해서 하는 것을 말한다.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다거나 행동이 명백하게 이상하다고 볼 수 없을 정도다. 망상·환각·긴장 행동 등 2가지 이상의 증상이 1개월 이상 지속하는 정신분열증(조현증)과는 다르다.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이후 천씨를 조사하면서 결혼생활 파탄과 생계유지 곤란 등 생활이 어려운 상황에서 현실에 대한 불만과 이탈 욕구가 천씨의 범행 동기로 작용한 것으로 판단했다.

검찰은 지난 9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천씨가 치밀하게 범행을 계획했을 뿐만 아니라 피해자 사망 이후에도 여전히 반성의 태도를 보이지 않는다며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bjc@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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