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부산·경남서 토크콘서트만 열어…"경쟁자는 文아니라 자신"
(서울=연합뉴스) 임형섭 박경준 기자 =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 나선 안희정 충남지사가 친노(친노무현)계 적통 자리를 둘러싼 문재인 전 대표와의 경쟁에서 '로우키'(low-key·절제된 대응 기조) 모드를 보이고 있다.
안 지사 측 박수현 대변인은 16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주말인 19일 부산·경남에서 토크콘서트를 여는 일정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친노 정서가 강한 PK 지역을 들르면서 노무현 전 대통령 묘소에 들를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지만 안 지사 측은 봉하마을에는 들르지 않을 계획임을 분명했다.
안 지사가 곧 봉하마을에 들러 대규모 지지자 행사를 할 것이라는 얘기가 있었는데도 박 대변인은 간담회에서 이는 사실이 아님을 재차 확인했다.
'문 전 대표와의 대결이 부담스러워서인가'라는 물음에 박 대변인은 "안 지사가 봉하마을에 여러 차례 다녀온 것으로 충분한 데다 대규모 세몰이는 '안희정 정신'을 왜곡할 수 있다는 우려도 생긴다"고 대답했다.
자칫 과도한 경쟁으로 '친노 세력끼리 볼썽 싸나운 집안싸움을 벌인다'는 부정적 시선이 확산할 가능성을 의식한 행보로 보인다.
아울러 향후 행보 등에서 문 전 대표를 향한 비판이나 네거티브 공세보다는 자신이 스스로 '점수'를 차곡차곡 쌓아올리겠다는 의도가 담겼다는 풀이도 나온다.
박 대변인이 "(우리의 경쟁자는) 문 전 대표가 아니라 오로지 안희정 스스로다"라고 한 것도 이와 일맥상통한 것으로 해석된다.
'문재인 후보의 경선승리를 막아야 한다'는 보수층 지지자들이 민주당 경선에 참여해 안 지사를 '역선택'할 수 있다는 논란에도 "그런 건 상상할 수도 없고 원칙적이고 소신대로 대한민국이 나아갈 방향을 말하겠다"는 말로 맞대응을 피했다.
이런 기조는 문 전 대표를 대하는 태도에서도 드러난다.
문 전 대표가 후보 간 토론을 피한다는 취재진의 지적에 "4년간 대선을 준비한 유력 후보가 토론의 유불리를 따진다는 건 이치에 맞지 않는다"고 말한 박 대변인은 "맏형으로서 관록과 지혜를 보일 기회가 있을 것"이라며 유연하게 대응했다.
'내 몫만 하면 된다'는 자신감에는 최근의 지지율 상승세가 반영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리얼미터가 MBN·매일경제 의뢰로 지난 13∼15일 전국 성인남녀 1천51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95% 신뢰수준, 표본오차 ±2.5%포인트)에 따르면 안 지사는 15일(수)에 일간 지지율이 20%를 넘는 등 호조를 보였다.(그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17일 충북 방문에 이어 다음 주에 야권 텃밭인 호남을 찾아 지지율 강세를 이어간다면 이달 말까지는 20%를 넘어 25%까지 도달해 예상보다 빠른 상승세를 탈 수 있다는 기대도 읽힌다.
kj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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