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안보자문단 구성 박차…안철수, 현충탑 참배 등 안보행보
안희정 '피살사태'에 신중론…이재명 "대화 통한 평화구축" 강조
(서울=연합뉴스) 임형섭 서혜림 박경준 기자 = 야권의 대선주자들이 16일 '김정남 피살' 사태의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 안보 행보를 강화하고 나섰다.
북한 미사일 발사에 이어 피살사태가 겹쳐 국민의 안보 불안감이 증폭되면서 대선주자들이 어떻게 대처하는지에 시선이 쏠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주자들은 안보 일정을 추가하거나 엄중한 대처를 강조하는 메시지를 내면서 국민에게 안정감 있는 후보의 이미지를 심어주고자 힘을 쏟고 있다.
지지율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이날 외교자문그룹인 '국민아그레망'을 발족하고서 북한발(發) 외교·안보 상황에 관해 토론을 진행했다.
정국의 중심으로 떠오른 안보 문제에 있어서도 '준비된 후보'의 면모를 부각해 '대세론'을 더욱 안정된 궤도에 올려놓으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문 전 대표는 이 자리에서 "이명박 박근혜 정부는 외교를 국내 정치 목적으로 다뤘다. 이는 결과적으로 외교를 실패하게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문제에 대해서도 외교적으로 잘 풀어낼 자신이 있다는 언급을 했다고 문 전 대표 측 김경수 대변인이 전했다.
특히 이날 발족시킨 외교자문단 외에도, 안보 문제를 전담해 조언을 할 '안보자문단'을 구성하는 데에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 안보자문단은 전직 장성급 인사들을 포함한 군사 전문가들로 구성될 예정이다.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 역시 안보메시지를 대폭 강화했다.
그는 이날 0시 20분께까지 방송된 'SBS 대선주자 국민면접'에 출연해 "가장 솔직히 표현하면 '정은아 핵 버려라'라고 말씀드리고 싶지만 그럴 순 없는 노릇"이라며 "북한의 비핵화를 촉구하겠다"고 말했다.
안 전 대표는 15일에도 대전 국립현충원을 찾아 현충탑에 분향하고 연평도 포격전 참전 용사와 천안함 46 용사, 구조 활동 중 순직한 한주호 준위의 묘역을 각각 찾아 호국의 넋을 기리며 묵념했다.
이는 안보를 중시하는 모습을 보여 중도층의 표심을 잡기 위한 행보로 보인다. 안 전 대표는 앞서서도 자신의 정책노선에 대해 '경제는 진보, 안보는 보수'라고 설명해왔다.
민주당 안희정 충남지사는 이번 사안에 신중한 태도로 일관하는 모습이다.
아직 사안의 진상이 완전히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대선주자들이 섣부르게 움직인다면 오히려 국민의 불안을 부추길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에 따라 안 지사는 조용히 정부의 사태 수습을 지켜보면서 언급을 최소화하고 있다.
안 지사 측 박수현 대변인은 통화에서 "정부가 정확하게 어떤 발표를 하는지 지켜봐야 한다. 주요 지도자들이 사실확인이 안된 상태에서 자꾸 이런 저런 얘기를 하는 것도 좋지 않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사안이 장기화하면서 안보 이슈가 대선의 핵심 쟁점으로 떠오를 경우에는 안 지사 측도 대응전략을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이재명 성남시장도 이날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자신의 안보관에 대해 자세히 설명했다.
이 시장은 "사드 국내배치는 손실 요소가 더 많다고 본다. 북한이 보유한 미사일이 600기~1천기인데 사드가 대책이 되겠나"라면서 "근본적으로는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아무리 비싸고 더럽더라도 평화가 이기는 전쟁보다 낫다"면서 "대화와 협상을 봉쇄하고 압박 일변도로 가다 보면 결국 무력 충돌밖에 없다.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꾸고 북미수교나 북일수교를 지원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hysup@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