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다른 학교와 경기 도중 선수 손찌검…사표 제출
(청주=연합뉴스) 박재천 기자 = 감독의 제자 폭행 사건으로 물의를 빚은 청주고 야구부에서 또다시 야구부원 폭행 사건이 발생했다.
16일 충북도교육청과 이 학교 학부모 등에 따르면 청주고 야구부 A 코치가 지난 14일 전남 함평야구장에서 모 고교와의 경기가 끝나갈 무렵 B 선수의 멱살을 잡고 얼굴을 두 차례 때렸다.
3루 베이스를 맡던 A 코치는 경기가 채 끝나지 않았는데도 더그아웃의 B 선수 등이 가방을 챙겨 들고 서 있는 모습에 화가 것으로 알려졌다.
한 학부모는 "코치가 위협적인 모습으로 야구방망이를 들고 B 선수를 끌고 나갔다"며 "4개 팀과 학부모들이 폭행 장면을 목격했고, 상태팀에서 '말려'라고 소리쳤을 정도"라고 전했다.
당시 현장에 있었던 야구계 인사는 "작년 야구부원 폭행 사건이 났을 때 청주고 측이 단호하게 대처했으면 이런 일이 재발했겠느냐"고 학교 측의 안일한 상황 인식을 꼬집었다.
폭행 사실을 인지한 청주고 측은 지난 15일 코치와 선수를 상대로 사실 여부를 확인했다.
B 선수는 "경기장 주차장에서도 머리를 맞았다"고 진술했으나, 학교폭력 자치위원회 회부는 원치 않는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A 코치는 폭행 사실을 인정하고 16일 오전 학교 측에 사표를 제출했다.
이번 사건은 작년 발생한 청주고 야구부 C 전 감독의 야구부원 폭행 사태가 매듭지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또다시 터진 것이어서 충격을 주고 있다.
C 전 감독은 지난해 9월 22일 오후 8시께 기숙사 운동장에서 야구방망이로 이 학교 1학년 야구선수 여러 명의 머리를 때리거나 발로 가슴·배를 걷어찬 혐의(폭행 등)로 불구속 입건된 바 있다.
청주고는 이 사건으로 순회코치직 계약이 해지되고 충북도체육회의 자격정지 2년 처분을 받은 C 전 감독을 "운동부 학부모들의 뜻"이라며 인스트럭터로 다시 받아들여 논란을 키웠다.
도교육청은 C 전 감독을 반대하는 학부모들과 옹호하는 학부모 대립으로 번지자 청주고 야구부 사태에 대해 지난달 강도 높은 감사를 벌였다.
감사 결사는 아직 발표되지 않았지만, 징계를 예고하는 처분심의위원회가 다음 주로 잡혀있다.
C 전 감독의 행위를 "엄연한 폭행"이라고 규정했던 도교육청 입장에 맞서 "교육적 훈계 차원이었다"고 감쌌던 학교 측 관련자들이 징계 선상에 오를지가 관심사다.
jc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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