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생모 김옥' 거론이 원인" 주장 vs "가능성 낮다" 반론
(서울=연합뉴스) 문관현 곽명일 기자 = 김정남이 이복동생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생모는 셋째 부인 고용희가 아닌 넷째 부인 김옥이라고 발언해 암살당했을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김정남 암살의 배경을 놓고 다양한 추측이 난무하는 가운데 평소 김정은 위원장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출생의 비밀을 김정남이 함부로 언급, 이른바 '역린'을 건드린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 것이다.
대북소식통은 16일 "김정은 출생을 둘러싸고 많은 부분이 여전히 베일에 가려진 것은 사실"이라며 "2010년 6월 이전에 마카오에 머물고 있던 김정남이 지인들에게 '김정은은 1984년생이며 생모는 김옥'이라고 발언했다는 풍문이 있다"고 말했다.
김정남이 실제 이같은 발언을 했는지는 정부 당국 등 공식통로를 통해서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더구나 출생 문제는 극소수 로열패밀리 사이에서만 공유할 수 있는 극비사항이어서 진실을 확인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현재까지 김정은의 생일은 1월 8일로 알려졌지만, 출생연도는 1984년과 1982년 두가지설이 혼재한 상태다.
김정은은 할아버지 김일성 주석(1912년생)과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1942년생)으로부터 권력을 승계받은 점을 강조하며 각종 기념일을 맞춰 치르기 위해 1982년생으로 선전하려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남이 '김정은 1984년생' 발언을 했다면 이복동생의 구상을 망친 셈이 된다.
소식통은 "사실 여부를 떠나 김정은 출생에 대해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상황에서 김정남이 떠들고 다니면 무게가 쏠릴 수밖에 없다"면서 "로열패밀리 출신 이한영처럼 김정남이 망명이라도 해 김정은 신상을 마구 폭로한다면 통제불능 상태가 되지 않겠느냐"고 지적했다.
하지만 '김옥 생모론'에 대해 반론도 만만치 않게 제기되고 있다.
탈북민 A 씨는 "고용희가 생전에 김정은을 후계자로 옹립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다는데 김정은이 (자신의 자식이) 아니었다면 김정철을 위해 뛰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재일동포 무용가 출신인 고용희는 김정일과 사이에 정철·정은 형제와 여정 등 2남 1녀를 두었다.
1964년생 김옥은 평양음악무용대학(현재 김원균명칭음악종합대학)을 졸업했고, 기술서기를 맡아 김정일의 비서 역할을 맡았다.
김옥은 한때 김정은의 '가정교사'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고, 김정은 집권 이후 한때 정치범수용소에 보내졌다는 설이 나돌기도 했다.
대북 전문가는 '김옥 생모설'에 대해 "김정남이 무심코 내뱉거나 질투심에서 비롯된 발언일 수 있다"면서 "후계자 선정을 전후해 난무했을 유언비어 가운데 하나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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