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 위를 걷는 컬링, '짝짝이 신발'의 비밀

입력 2017-02-17 05:03  

얼음 위를 걷는 컬링, '짝짝이 신발'의 비밀




(강릉=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얼음 위에서 하는 스포츠는 대부분 스케이트를 신고한다.

그러나 컬링 선수들은 가죽 구두처럼 평범하게 생긴 신발을 신는다.

16일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린 2017 세계 주니어 컬링선수권대회에 한국 남자팀 대표로 출전한 경북컬링협회의 이기복(22)은 "운동화라기보다는 구두 같다. 추운 환경에서 신어서 그런지 엄청나게 두껍고 딱딱하다"고 설명했다.

가죽 재질로 된 이 컬링화는 '짝짝이'다. 양쪽 신발의 바닥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한쪽 바닥은 아주 미끄러운 '테플론' 재질이고, 다른 쪽 바닥은 촘촘한 무늬의 고무 재질로 돼 있다. 촘촘한 무늬 바닥은 미끄럼을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

컬링 선수들은 얼음 위에서 이동할 때 한쪽 발로 미끄럼을 탄다. 미끄럼을 타는 쪽 신발 바닥에 테플론이 붙어 있다.

테플론의 위치는 사용하는 손의 위치에 따라 달라진다.

오른손잡이는 왼쪽 신발 바닥에, 왼손잡이는 오른쪽 신발 바닥에 테플론이 부착돼 있다.

선수들은 스톤을 던질 때 미끄러운 테플론의 특성을 활용한다.

오른손으로 스톤을 잡는 선수는 투구할 때 오른쪽 다리를 뒤로 뻗어 신발 앞코 부분을 얼음에 닿도록 한다.

왼쪽 다리로는 무릎을 세워 앉아 몸을 지탱한다. 왼쪽 신발 바닥에 있는 테플론 재질이 선수를 부드럽게 앞으로 이동하도록 한다.




컬링 선수들의 신발 교체 주기는 보통 1년, 길면 2년이다.

경기와 훈련을 많이 할수록 테플론이 빨리 닳는다.

테플론이 없는 쪽 신발도 앞코 부분이 얼음에 자주 닿아서 닳는다. 무거운 스톤을 발로 툭 쳐서 옮기는 경우도 많아서 신발이 성치 못하다.

경북컬링협회 남자 주니어팀 선수들은 "신발 앞부분이 닳아서 찢어졌다"며 테이프로 찢어진 부분을 막은 신발을 보여줬다.

테플론 재질은 투구할 때는 유용하지만, 브룸(브러시)으로 얼음을 닦는 작업(스위핑)을 할 때는 불편하다.

그래서 선수들은 투구 순서가 아닐 때는 테플론이 부착된 신발에 고무 재질의 커버를 씌운다.

스위핑을 할 때는 마찰력이 커야 유리하기 때문이다.

때로는 빠른 속도로 던진 스톤을 따라잡기 위해 커버를 씌우지 않고 미끄럼을 타서 쫓아가는 경우도 있다.

개성을 살려고 신발을 자체 제작하는 선수도 종종 보인다.

일부 선수는 운동화에 테플론을 직접 붙여 컬링화를 만들어 신는다. 이런 선수의 신발은 검은색 일색인 다른 선수들의 컬링화 사이에서 눈에 띌 수밖에 없다.




abbi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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