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로=연합뉴스) 한상용 특파원 = 미국을 공식 방문 중인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이스라엘의 점령지인 골란고원을 자국의 영토로 인정해달라고 요구했다.
16일 이스라엘 일간 하레츠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전날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회동한 후 기자들에게 "미국이 골란고원을 이스라엘의 일부로 인정해달라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요청했다"고 밝혔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어 "내 요청에 트럼프 대통령이 놀라지는 않았다고 말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즉, 트럼프 대통령이 즉각적으로 거부감을 표시하지 않았다는 의미다.
그러나 그는 구체적인 내용을 언급하지는 않았다.
이스라엘 동북부와 시리아 남서부 사이에 있는 골란고원은 이스라엘이 1967년 제3차 중동전쟁 이후 시리아로부터 빼앗아 1981년 강제 합병한 전략적 요충지이다.
이 때문에 미국과 국제사회는 그간 이스라엘의 골란고원 합병을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지만, 이스라엘은 지금까지도 그 일대에 자국 병력을 주둔시키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2015년 11월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과 회동에서도 골란고원 합병을 인정해달라는 취지로 양국 정상 간 논의 안건으로 제시했다.
그러나 당시 미국 정부는 이 요청을 거부했고 추가적인 논의도 하지 않기로 했다고 하레츠는 전했다.
그때 백악관에서 일했던 한 고위 관리는 "당시 골란고원 합병에 반대하는 미국의 입장은 바뀌지 않았다"며 "이스라엘의 요청은 심지어 미국이 지지하는 시리아 일부 야권에 피해를 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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