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 잃은 '김정남 비자금' 누가 챙길까

입력 2017-02-17 04:30   수정 2017-02-17 0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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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 잃은 '김정남 비자금' 누가 챙길까

대북제재에 통치자금 마른 北 수뇌부도 눈독 들일 듯

"김정남, 상당한 액수 관리…한때 '달러통치' 관측도"

자금관리 도운 측근들 추적 예상…"조사단 파견 가능성"

(서울=연합뉴스) 김효정 기자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46)이 사망하면서 그가 관리해 온 것으로 알려진 상당한 액수의 자금의 행방에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대북제재로 돈줄이 마른 북한 당국의 표적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정남은 생전 고모부 장성택의 해외 비자금 관리와 대외 무기거래 등 각종 사업에 관여하면서 홍콩과 마카오 등지에 적지 않은 활동자금을 보관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 대북 소식통은 "장성택이 처형된 이후 해외에 있던 장성택 자금의 대부분이 김정남의 수중에 들어간 것으로 안다"고 연합뉴스에 최근 밝힌 바 있다.

또 다른 북한 전문가도 17일 "김정남은 과거 북한의 대외 무기거래에서 총책임자 역할을 했고 그 자금계좌 액수가 엄청나다고 알려져 있었다"며 "김정은이 권력을 장악했을 때 김정남은 (간부들에 금전으로 영향력을 행사하며) '달러통치'를 한다는 말도 나왔다"고 말했다.

김정은 집권 이후 돈줄이 끊겼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지만, 활동자금이 부족해 불편을 겪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게 우리 정보당국의 견해다. 5성급 호텔과 보안이 잘 돼있는 고급 레스토랑을 단골로 드나들었던 김정남의 생전 행적이 이같은 견해를 뒷받침한다.

최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 등으로 외화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김정은 정권은 김정남 사망 이후 '주인 잃은' 재산 찾기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김정남이 마카오 은행에 있는 자금을 반납하고 북한으로 들어오라는 김정은의 지시에 불응하자 살해위협이 시작됐다는 소식통의 주장도 이런 관측에 힘을 싣고 있다.

실체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김정남의 주 활동 무대였던 홍콩·마카오·스위스 등을 중심으로 차명계좌나 위장기업을 통한 자금 관리가 이뤄졌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북한 당국은 김정남의 자금을 맡아 관리해줬거나 이 과정에 도움을 줬던 측근들을 뒤쫓으며 자금 추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한 전문가는 "북한은 금융사고가 생기면 항상 대규모 조사단을 보낸다"며 "국가보위성이나 정찰총국 등의 조직이 마카오 등에 파견돼 조사를 벌일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장남 김한솔(22) 등 김정남의 가족들도 북한 당국의 표적이지만, 자금 관리와 관련한 핵심 열쇠를 쥐고 있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관측이다.

북한 당국이 김정남 자금 추적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해도 결국 변수는 그를 보호해 온 것으로 알려진 중국의 태도라는 지적도 나온다. 중국 당국이 협조하지 않는다면 자금 추적 작업도 한계에 부딪히리라는 것이다.

kimhyoj@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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