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연합뉴스) 김문성 특파원 =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500억 원대의 부정축재 의혹에 휩싸였다.
17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두테르테 대통령과 안토니오 트릴라네스 상원의원이 이 자금의 진위를 놓고 사퇴의 배수진을 치며 공방을 벌이고 있다.
두테르테 대통령의 정적 가운데 한 명인 트릴라네스 의원은 전날 기자회견을 통해 두테르테 대통령이 2006∼2015년 은행 3곳의 계좌에 24억 페소(548억 원)의 '수상한' 돈을 갖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 기간은 두테르테 대통령이 필리핀 남부 다바오 시의 시장으로 재직한 시절이다.
트릴라네스 의원은 2016년 5월 필리핀 대선 직전에 두테르테 대통령이 시장 직위를 이용한 부정축재 의혹을 제기했지만, 이번에는 은행 계좌 서류까지 증빙자료로 제시하며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그는 "24억 페소는 두테르테 대통령이 다바오시 시장으로 재임할 때 신고하지 않은 재산"이라며 자신의 주장이 허위라면 의원직을 사퇴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두테르테 대통령은 "내가 불법으로 20억 페소의 재산을 축적했거나 내 이름으로 된 은행 계좌에 5억 페소라도 있었다는 것을 트릴라네스 의원이 입증한다면 곧바로 대통령 자리에서 물러날 것"이라고 반박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마지막 상원 임기를 맞아 잃을 것이 없는 트릴라네스 의원이 나를 사퇴시키려는 의도"라고 비난했다.
작년 6월 말 취임한 두테르테 대통령은 마약 소탕과 부패 척결 등을 국정 우선 과제로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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