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몸 신경섬유종 덮은 9세 아이 지역경찰관 발 벗고 도와
(광주=연합뉴스) 박철홍 기자 = 광주 산수파출소 오태주 순경이 튼튼이(9·가명)를 만난 건 지난해 9월 순경 임관 직후다.
순찰 도중 "딱한 사연이 있는 가족이 있다"는 주민 제보를 접하고, 찾아간 집에는 온몸에 신경섬유종이 퍼져 팔조차 사용할 수 없는 튼튼이가 있었다.
튼튼이의 어머니도 약간의 신경섬유종 증상으로 정상적인 경제생활을 할 수 없고, 오래전 이혼으로 아버지의 도움도 받기 힘든 상황이었다.
설상가상으로 살고 있던 집을 비워줘야 하는 상황에 부닥쳤다.
집도 없고, 한 끼 먹기도 힘든 상황에서 많은 돈이 드는 신경섬유종 치료는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었다.
오 순경을 비롯한 산수파출소 경찰관들은 튼튼이 가족을 돕기 위해 발 벗고 나섰다.
오 순경은 경찰관이 되기 전부터 오랜 시간 동안 고아, 조손가정, 무연고 아이들에게 도움을 주는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봉사단 단원으로 활약한 경험을 살려 재단에 도움을 청했다.
재단의 도움과 오 순경의 노력으로 튼튼이 가족은 장애·기초생활보장 수급자로 등록할 수 있었다.
모 방송사의 프로그램에 출연해 시민들의 도움 후원으로 1천만원의 치료비도 모았다.
산수파출소장은 동 주민센터 동장과 노력해 튼튼이 가족이 임대주택에 입주해 생활할 수 있게 물심양면으로 힘썼다.
튼튼이에게 학용품과 생필품 등을 전달하며 꾸준히 튼튼이 집의 문을 두드리는 오 순경에게 튼튼이와 어머니는 고개 숙여 고마움을 전했다.
오태주 순경은 "조그마한 관심으로 어려운 이웃이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계기가 돼 우리 사회의 희망을 보았다"며 "앞으로도 우리 주변에 소외된 이웃들에게 희망을 전해 줄 수 있는 경찰관이 되겠다"고 말했다.
pch8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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