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국 미온 반응·IT 업체 로비로 전망 불투명
(서울=연합뉴스) 유영준 기자 = 구글과 같은 초대형 다국적 인터넷 포털사이트들로부터 콘텐츠 사용료를 받아내려던 유럽 주요 미디어그룹들의 '희망'이 성사되기 쉽지 않아 보인다.
유럽 주요 미디어그룹들은 장기 생존전략의 핵심으로 포털사이트들로부터 자사의 미디어 콘텐츠 사용료를 받아내는 이른바 '디지털 저널리즘 특별 보호'라는 미디어업체 권리 보호 개혁안을 추진해 왔다.
그리고 지난해 가을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미디어그룹들의 구상에 동조, 개혁안 마련에 착수하면서 구상이 현실화하는듯 했다.
구상이 EU 당국에 의해 법제화되면 미디어그룹들은 현재 방송국들이 사용 음악에 사용료를 지불하는 것처럼 포털업체들에 사용료를 요구할 수 있게 된다.
외부 콘텐츠를 이용해 엄청난 사용자를 끌어들이고 이를 통해 막대한 이익을 얻는 인터넷 업체들로부터 일부 보상을 받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만약 EU에서 선례가 마련될 경우 이는 전 세계 미디어계로 확산돼 유럽 외 지역에서도 미디어 업체들이 동일한 사용료를 요구하고 나설 것이다.
15일(현지시각) 미국 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그러나 콘텐츠 사용료 징수 계획은 정보통신(IT) 업계의 반발과 상당수 EU 회원국 정부들이 현실적 난색을 표명하면서 전망이 불투명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6개월 전 EU 집행위가 마련한 미디어권리 보호 제안은 그 실효성, 그리고 과연 디지털 저널리즘 분야에서 미디업업체들의 이익 보호에 대한 최선의 방안 여부를 놓고 여러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이에 따라 승인권을 쥔 EU 의회 내에서도 제안에 대한 회의가 점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의회의 심의를 위해 제안을 검토 중인 몰타의 테레세 코모디니 카치아 보고관에 따르면 비판론자들로부터 사실상 '링크세(稅)'로 지목되고 있는 새로운 제도에 대해 특히 소규모 온라인 웹 업체들이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소규모 업체들은 '링크세'를 또 다른 규제 장막으로 지칭하면서 구글을 비롯한 대형 인터넷 플랫폼들이 사용자들을 소규모 업체들로 몰아주는 것을 기피하게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들은 또 새로운 방식이 미디어 업계의 실패한 사업 모델을 회생시키지는 못할 것이라고 절하하고 있다.
인터넷 업체들과 실리콘밸리 로비스트들도 이례적인 연합전선을 구축해 반대에 나서고 있다.
계획의 핵심 표적이 되고 있는 구글은 집행위의 계획에 대해 "뉴스를 작성하고 읽고 공유하는 모든 사람에 해가 돌아갈 것"이라면서 "이 중에는 뉴스 분야와 협업 관계에 있는 많은 유럽 창업체들도 포함돼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 상당수 EU 회원국 정부 당국도 사용료 징수 계획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 상태다.
네덜란드와 영국 및 에스토니아 등이 계획에 유보적 태도를 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코모디니 카치아 보고관은 일부 수정안을 담은 보고서를 다음 달 제출할 예정이나 미디어그룹들이 요구하고 있는 실질적 보호방안이 성사될지는 미지수라고 폴리티코는 전망했다.
EU 의회 내 최대 그룹인 중도우파 유럽대중당은 전반적인 면에서 집행위의 계획을 지지하고 있으며 사회민주 계열 그룹도 약 절반이 계획을 지지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 아직 불충분하다. 의회 내 녹색당 그룹은 계획에 강력히 반대하면서 비판적 여론을 주도하고 있다.
yj378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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