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51일째·구제역 나흘째 '잠잠'…3개월 방역 강행군 한숨 돌려
내달 2∼3일 AI 방역대 모두 풀릴 듯…"긴장의 끈 놓지 않고 방역"
(청주=연합뉴스) 전창해 기자 = 올겨울 충북을 강타한 조류 인플루엔자(AI)와 구제역 추가 발생이 나오지 않으면서 점차 진정 국면으로 접어드는 분위기다.
가축전염병 진앙이라는 오명을 쓰고 3개월째 바이러스 차단을 위해 강행군을 이어온 방역 당국과 축산농가들도 한숨을 돌리는 분위기다.
17일 충북도에 따르면 지난 13일 보은군 탄부면 구암리 한우농장에서 마지막 구제역이 발생한 이후 나흘째 의심 신고가 없다.
앞서 보은에서는 지난 5일 마로면 관리기 젖소농장에서 올겨울 첫 구제역이 발생한 이후 불과 8일 새 6곳이 무더기로 추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
전국에서 발생한 구제역 9건 중 7건이 보은에 집중됐다.
걷잡을 수 없는 확산세에 충북도는 7개 확진 농장 중 1곳만 제외하고 모든 소를 살처분했다.
항체 형성률이 낮은 주변 7개 농장에 대해서도 예방적 살처분에 들어갔다.
구제역 의심 증세를 보이는 가축만 살처분한다는 방역 지침보다 강도 높은 대처였다.
그 결과 보은에서만 986마리나 되는 소가 살처분·매몰됐다.
이번 구제역으로 전국에서 1천425마리의 소가 살처분됐는데, 보은이 68%를 차지한다.
이때를 기점으로 구제역 확산세가 주춤해졌다.
충북도는 보은 지역 내 모든 우제류에 대한 일제 백신 접종을 마쳤고, 오는 21일이면 백신 효과가 안정기에 접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충북도는 앞으로 닷새간은 여전히 위험기로 보고, 축산농가 예찰과 차단방역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보은군과 인접한 청주·옥천·영동·진천·괴산·음성 등 6개 지자체의 돼지(31만5천835마리)와 염소(2만1천722마리), 사슴(698마리)에 대해서도 이날 중 백신 접종이 마무리된다.
앞서 지난해 말 충북을 휩쓴 AI는 종식을 눈앞에 두고 있다.
지난해 11월 16일 음성군 맹동면의 한 오리농장에서 처음 발생한 AI는 이후 청주·진천·충주·괴산·옥천 등 도내 6개 시·군 85개 농장으로 빠르게 퍼졌다.
이로인해 108개 농장(예방적 살처분 포함) 392만 마리(닭 222만 마리, 오리 77만 마리, 메추리 93만 마리)가 매몰 처분됐다.
가금류 농가를 공포에 몰아넣었던 AI는 다행히 지난해 12월 29일 음성의 메추리 농장을 끝으로 더는 나오지 않고 있다. 이날로 51일째다.
충북 전역에 발령되다시피했던 이동제한 조치의 전면 해제도 다음 달 초 가능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충북에는 AI가 발생, 보호지역(AI 발생 농장 반경 3㎞), 예찰지역(〃 10㎞)으로 묶여 이동제한 등이 내려진 방역대가 14곳이 있다.
이 가운데 충주, 옥천, 청주 북이면 방역대 등 3곳은 지난 8일 이동제한에서 풀렸다.
AI가 집중적으로 발생한 진천, 음성 9곳에 괴산과 청주 오송을 포함한 총 11곳의 방역대도 최근 이동제한 해제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축산농가 환경검사에 착수했다.
이동제한이 해제되면 AI가 발생하지 않았던 농가는 가금류 입식이 가능하다.
그러나 AI 농가의 재입식은 한 달 이상 걸릴 것으로 보인다. 재입식을 위해서는 추가 환경 위생검사를 통과한 뒤 축사당 5마리의 오리를 21일간 키우는 방식의 입식 시험을 해 이상 징후가 없어야 하기 때문이다.
충북도 관계자는 "AI에 이어 구제역까지 터지면서 도내 방역 인력이 녹초가 된 상황"이라며 "그나마 AI는 종식을 눈앞에 두고 있고, 구제역도 진정되는 것 같아 불행 중 다행"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만 AI와 구제역 모두 재발할 우려를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 만큼 환경검사와 소독, 방역 등에 긴장의 끈을 놓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jeon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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