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대통령 임기 3년으로 단축…대통령 외치, 총리는 내치
黨案으로는 확정안돼…박지원 "의견수렴해 고쳐나갈 것"
(서울=연합뉴스) 이광빈 박수윤 기자 = 국민의당 소속 국회 개헌특위 위원들은 17일 차기 대통령의 임기 단축을 전제로 2020년부터 6년 단임의 분권형 대통령제를 도입하는 것을 골자로 한 개헌안을 마련했다.
천정배 김동철 송기석 이태규 이상돈 의원 등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단을 막기 위해 6년 단임 분권형 대통령제라는 새로운 정부형태가 필요하다"면서 "국민 직선의 대통령과 국회에서 선출되는 국무총리가 각각 외치와 내치를 분점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현행 대통령이 갖는 행정부 수반 지위를 국무총리가 갖고, 대통령은 통일·외교·국방 관련 권한만 유지하는 방안이다.
국무총리는 국회에서 재적의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선출되고, 사실상 국무위원과 장관에 대한 임명권을 가진다.
이들은 "총리의 잦은 불신임에 따른 국정혼란을 방지하기 위한 '건설적 불신임제'를 도입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후임 국무총리를 선출하는 방법으로만 현직 국무총리를 불신임할 수 있도록 한 것으로, 독일식 제도를 차용했다.
이들은 또한, "안전권, 생명권, 건강권, 알권리 및 자기정보결정권을 신설하고 여성, 장애인, 노인, 청소년 등을 위한 기본권을 명시해 국민의 기본권을 최대한 확대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개헌안에는 국민발안, 국민소환, 국민투표제가 명시돼 직접민주주의가 강화됐고,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의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투표자의 정당별 지지율과 국회의원의 정당별 의석점유율의 비례성을 보장해야 한다는 문구도 포함됐다.
이들은 국회의원에 대한 불체포특권을 폐지하고 면책특권의 요건을 제한하는 방안도 마련했다.
또한, 예산낭비 방지와 책임성을 강화하기 위해 예산법률주의를 도입하고, 감사원의 독립성을 보장하기 위해 감사원을 독립기구화하도록 했다.
실질적인 지방분권을 위해 지방자치를 헌법상 권리로 명시하고, 지방정부에 입법권과 과세권을 부여하도록 했다.
특히 이들은 부칙에 개헌안 발효 시점을 2020년으로 명시하고 제19대 대통령의 임기를 3년으로 단축해 대통령과 국회의원 선거가 동시에 이뤄지도록 했다.
정동영 의원은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동의하면 아마 5월 대선에서 국민투표가 가능할 것"이라며 "오늘 기자회견은 시대혁명을 문재인이란 개인이 막을 것인지, 아니면 국민 요구에 응답할 것인지를 던진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철 의원은 독자적인 안을 낸 이유에 대해 "(민주당 위원들이) 특위 활동 시한이나 로드맵에 합의해주지 않으면서 계속 논의만 하자고 한다"면서 "이렇게 두 달을 기다리다가 독자적인 안을 내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의당은 이날 최고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에서 이 같은 방안을 보고받았으나, 당의 안으로 채택하지는 않았다.
박지원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이번 개헌안은 우리 당의 최종안이 아니지만 개헌의 의지를 밝힌 것"이라며 "앞으로 의원들과 지역위원장,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해서 고쳐나갈 것이다. 우리 당의 최종안이라고 확대해석하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이번 개헌안은 당내 주요 대선주자인 안철수 전 대표와 손학규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의 의견을 묻지 않고 마련됐다.
lkb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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