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바, 원전 7조원대 손실에 시총 나흘새 2조8천억원 날아가

입력 2017-02-17 16:28  

도시바, 원전 7조원대 손실에 시총 나흘새 2조8천억원 날아가

S&P 신용등급 강등 경고 후 주가 하루 만에 9% 폭락




(서울=연합뉴스) 김윤구 기자 = 일본 도시바(東芝)의 주가가 17일 9.2% 폭락했다. 국제신용평가사 S&P의 신용등급 강등 경고 때문이다.

이날 도쿄주식시장에서 도시바 주가는 장중 한때 12.5%까지 떨어졌다가 낙폭을 다소 회복해 184엔에 거래를 마쳤다. 닛케이지수는 0.6% 하락 마감했다.

블룸버그 자료에 따르면 도시바의 주가는 14일부터 26%나 떨어졌다. 도시바의 시가총액은 약 7천800억엔으로 나흘 만에 2천800억엔(약 2조8천억원)이 감소했으며 지난해 12월 하순부터는 1조엔 넘게 줄었다.

도시바는 지난 14일 미국 원자력 발전 사업에서 손실 처리할 금액을 7천125억엔(약 7조2천억원)으로 추산했다.

도시바는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낸드 반도체 사업의 지분을 판다. 애초 20% 미만의 지분을 팔 계획이었으나 과반 지분 매각도 선택하기로 했다고 14일 밝혔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도요타의 주요 채권은행인 미즈호은행과 스미토모미쓰이 은행이 도시바에 전체 반도체 사업 매각도 검토하라고 요구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이날 S&P는 "도시바가 채권은행들로부터 유동성 지원을 포함한 자금 지원을 계속 받을 수 있는지를 중점적으로 평가할 것"이라면서 "채무조정이 있으면 선택적 디폴트로 규정해 신용등급을 여러 단계 낮출 수 있다"고 경고했다.

도시바의 S&P 신용등급은 이미 투기 수준인 'CCC+'까지 떨어진 상태다.

도시바의 순부채는 6천억엔에 육박하는데 채권은행 가운데 특히 미즈호와 스미토모미쓰이의 부담이 크다.

도시바는 이번 회계연도가 끝나는 3월 말 기준으로 부채가 자산보다 많은 채무초과 상태에 빠질 위험이 있다. 이 경우 도쿄증시 1부에서 2부로 강등된다.

애널리스트들은 도시바가 살아남으려면 원전 능력이 있는 미쓰비시중공업이나 히타치 같은 다른 일본 기업을 파트너로 삼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미야나가 순이치 미쓰비시중공업 사장은 이날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도시바를 도울 의사가 없다고 못 박았다. 그는 도시바의 기술이 자사가 짓는 원자로와 전혀 다르다고 말했다.

kimy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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