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LG 탈퇴로 올해 사업예산 전년비 40%↓
주한美상의 등 39개 기업ㆍ단체, 신규가입
(서울=연합뉴스) 김연정 기자 =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올해부터 보수단체인 어버이연합 지원 등으로 논란이 됐던 사회협력 예산을 아예 폐지, NGO(비정부기구) 지원을 전면 중단한다.
올해 사업 예산은 전체 운영비의 절반가량을 책임지던 삼성, SK, LG그룹의 탈퇴에 따라 지난해보다 40% 줄었다.
17일 전경련 이사회에 참석한 회원사들에 따르면,이날 전경련 이사회에서는 이 같은 내용의 2017년도 사업계획 및 예산안이 의결됐다.
올해 예산안은 ▲ 일반회계 235억원 ▲ 특별회계 572억원 등 총 807억원이 책정됐다.
지난해에는 ▲ 일반회계 219억원 ▲ 사회협력회계 170억원 ▲ 특별회계 505억원 등 총 894억원의 예산이 책정됐었다.
총액만 보면 큰 차이가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특별회계를 뺀 사업 예산은 389억원에서 235억원으로 40% 감축됐다.
임대료 수입으로 구성된 특별회계는 여의도 건물 신축에 따른 대출 원금과 이자 상환, 건물 관리비 등에 거의 대부분 사용되는 만큼 사업 예산으로 전용되지 않는다는 게 전경련의 설명이다.
또 지난해까지 전경련 회계의 3개 축 가운데 하나였던 사회협력회계를 폐지하기로 했다.
일반회계는 국제협력, 경제협력 사업을 위한 예산이고, 사회협력회계는 NG0, 학회, 언론 지원과 사회공헌 사업 예산이다. 특별회계는 건물 임대료 등으로 구성된다.
전경련은 그동안 사회협력회계를 통해서 어버이연합 등 각종 보수단체에 대한 지원을 한 것으로 드러나 물의를 빚었으나, 앞으로는 NGO 지원 자체를 없애기로 한 것이다.
다만 기존 사회협력회계에 포함됐던 사업 중 꼭 필요한 것으로 판단된 경제교육과 사회공헌 사업 등 일부는 일반회계로 넘겼다.
올해 사업 예산이 이처럼 대폭 줄어든 것은 4대 그룹 중 삼성, SK, LG그룹 계열사들이 무더기 탈퇴해 회비 수입이 감소했기때문이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 SK, LG[003550] 등 3대 그룹 관계사 50여곳의 탈퇴로 회비 수익이 넉넉지 않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현실화했다"고 말했다.
이날 이사회에서는 39개 기업 또는 단체가 전경련에 신규 회원으로 가입하는 안건도 처리됐다.
대기업과 공공기관의 잇단 탈퇴 흐름 속에 전경련에 새로 가입한 기업과 단체들이 있는 것으로 확인된 셈이다.
이날부로 전경련에 회원으로 가입한 신규 회원사는 농협하나로유통, 삼양인터내셔널 등 물류·유통 기업 7개사, 한화자산운용·효성캐피탈 등 금융·IT서비스 7개사, 매일유업[005990] 등 식품제조 기업 5개사, 한국건설기계산업협회,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 등 업종별단체 15곳이다.
특히 주한미국상공회의소, 주한영국상공회의소, 유럽상공회의소, 주한인도상공회의소, 한불상공회의소 등 주한 외국경제단체 5곳도 신규 회원으로 가입했다.
이에 따라 전경련 회원사는 작년 2월 기준 총 600개에서 올해 2월 기준 554개로 총 46곳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전경련은 이날 임원 선임 안건의 경우는 '정기총회에서 회장과 부회장 등 임원을 선임한다'는 원론적인 내용으로만 통과시켰다.
그동안 전경련은 이사회와 정기총회를 약 2주의 간격을 두고 열어왔으나 올해는 이사회 한 주 뒤인 24일에 정기총회를 열기로 했다.
총회는 이미 내정된 차기 회장을 정식으로 추대하는 자리로, 평소 관례대로라면 내주 초중반까지는 회장이 발표돼야 한다.
재계 관계자는 "총회 사흘전쯤 전경련 회장단이 만장일치 합의로 추대한 인물이 발표되곤 했다"며 "만약 후임자가 구해진다면 다음 주 초중반까지는 발표하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yjkim8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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