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 유족 희망하면 1칸에 부부 함께 안치
(부산=연합뉴스) 이종민 기자 = 혐오시설로 신축이 여의치 않은 봉안시설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으로 '부부 합장'이 묘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부산시립화장장과 추모공원을 운영하는 부산시설공단은 추모공원 내 봉안당(납골당)을 '부부 합장'으로 운영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18일 밝혔다.
부부 합장이란 안치공간 1칸에 부부를 함께 모시는 것이다. 부부 중 한 사람이 먼저 세상을 떠나 봉안당에 안치되면 이후 배우자가 사망했을 경우 유족의 동의로 같은 칸에 안치하는 방식이다.
부산추모공원을 비롯해 전국 대부분의 봉안당 안치 시설은 1칸에 한 사람만 모시는 구조다.
보통 안치공간 1칸 크기는 가로 24cm, 세로 23cm, 깊이 25cm 안팎이다.
부산시설공단 측은 유골함을 작게 만들어 독립된 부부 유골함 2개가 들어가도록 만들거나 아예 1개의 부부합장 유골함을 만들어 사용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10만기 안치시설을 갖춘 부산 추모공원은 현재 빈 안치실이 5만5천기에 이른다.
현재의 안치율로 봐서 오는 2028년이면 가득 찬다.
남은 빈 안치실을 대상으로 부부 합장을 하면 봉안당의 만장 시기를 수년 이상 늦출 수 있을 것이란 게 부산시설공단의 생각이다.
빈 안치실 외 기존 안치가 완료된 4만5천기를 대상으로도 부부의 경우 유족들이 희망할 경우 합장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시설공단 측은 부부 합장이 가능하도록 하는 부산시 조례를 3월 중에 개정한 뒤 이르면 상반기부터 부부 합장을 시행할 계획이다.
부산시설공단 한 관계자는 "부부를 한 곳에 안치할 수 없느냐는 문의가 많아 합장 봉안을 추진하게 됐다"며 "부부 합장이 일반화되면 전국적으로 봉안당 부족 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러나 그는 "유족들의 생각이 다 다르고, 자신이 사는 가까운 곳에 돌아가신 부모를 모시려는 경향이 많기 때문에 부부라고 모두 한 곳에 안치될 것 같지는 않다"며 "부부 합장 수요가 어느 정도 있을지는 당분간 두고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ljm70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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