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정부 한달] '미국만 우선' 공세에 지구촌 반발·혼란

입력 2017-02-18 09:15   수정 2017-02-18 09:18

[트럼프 정부 한달] '미국만 우선' 공세에 지구촌 반발·혼란

무역·이민·환율 전방위 공격에 중국·일본·유럽 등 자구책 모색

(서울=연합뉴스) 김아람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0일 취임한 이후 지구촌이 혼돈에 빠졌다.

미국 우선주의에 바탕을 둔 반(反) 이민, 보호무역주의, 환율 압박 등의 트럼프 공세에 중국은 물론 '아군'인 유럽·일본도 혼비백산하는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선거 슬로건을 정책에 그대로 적용해, '논란 공약'을 반이민 행정명령, 보호무역주의 표방 등으로 이어 기존 국제질서에 큰 변화를 예고했다. 기존 질서를 부정하는 '반 질서'를 선언한 것이다.






◇ 보호무역 천명·환율조작국 비난…이해득실 따라 대책 마련 분주

무엇보다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만을 위한 보호무역주의 파장이 거세다. 기존 세계화와 자유무역의 흐름을 거스르는 것이어서, 각국은 '공존'이 아닌 '각자도생' 선택을 강요받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전에 체결됐던 각종 다자간 무역협정 대신 철저한 미국 이익 추구의 양자협정 위주로 바꾸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여왔다.

예고한 대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를 행정명령 서명으로 실행했고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도 재협상하겠다고 공식화했다.

NAFTA 기존 참여국인 캐나다·멕시코, TPP 회원국인 일본·호주 등 11개국은 애가 탄다. 미국이 빠지면 다자협정이 깨질 수밖에 없어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홀로서기를 강요받고 있다. 일부는 새로운 다자무역협정을 고려하는 등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특히, 미국이 빠져 TPP가 좌초 위기에 몰리자 일본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더욱이 미국은 일본이 가장 꺼리는 미·일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의지를 보이자 난감해 하고 있다.

NAFTA의 재협상 결과가 한미 FTA 재협상으로 이어질 수도 있어 우리나라도 안심할 수 없게 됐다.

유럽연합(EU)은 미국의 정책 선회를 기회 삼아 중남미 등으로 무역협정 확대를 시도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집권 공화당이 자국으로 들어오는 모든 수입품에 국경조정세를 부과하는 세제개편안을 준비 중이어서 주목된다.

트럼프 미 행정부와 집권당이 함께 보호무역주의의 기치를 높이 들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방에도 가차없는 환율 공격을 가했다. 중국과 함께 일본, 독일이 환율조작국이라고 공개적으로 맹비난한 것이다.

그러자 일본과 독일은 환율조작을 한 적이 없다고 해명하면서도 당혹해 하고 있다.

대선 운동 기간 때부터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표적이었던 중국은,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산 제품에 대해 징벌적 관세를 부과하고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할까 봐 걱정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트럼프 행정부가 이처럼 중국·일본·독일을 겨냥한 가운데 우리나라도 환율조작국 지정 우려에서 벗어날 수 없다.

미국 재무부는 지난해 10월 발표한 환율보고서에서 한국을 환율조작국 전 단계인 환율관찰대상국으로 지정한 바 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 13일 아시아에서 환율조작을 하는 국가가 트럼프 대통령이 지목한 중국이나 일본이 아닌 한국, 대만, 싱가포르라고 보도했다. 이에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은 보도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는 항의 서한을 FT 측에 보내기도 했다.





◇ 반이민 덮친 지구촌…100년 미국·유럽 동맹 '파열음'

이민자가 일군 나라인 미국이, 트럼프 행정부 들어 이전에 볼 수 없던 강력한 반이민 정책을 펴자 세계가 충격에 휩싸인 분위기다.

트럼프 대통령은 먼저 멕시코와의 국경에 장벽을 세울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켈리 국토안보부 장관도 2년 이내에 미국-멕시코 장벽 건설을 마친다고 구체적인 계획까지 밝혔다.

여기에 장벽 건설 비용을 요구받은 멕시코가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다. 장벽은 미국의 필요에 따라 건설하면서, 왜 비용을 멕시코에 전가하느냐는 것이다. 멕시코에선 반미 감정이 고조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이슬람권 7개국 국민의 미국 입국을 막는 반이민 행정명령에도 서명했다. 이는 이라크·시리아·이란·수단·소말리아·리비아· 예멘 등 7개국 국민의 미국 비자발급과 입국을 최소 90일간 금지하고, 난민 입국 프로그램을 120일간 중단하는 것이었다.

이 행정명령 이후 해당 국가 국민에 대해 미국행 항공권 발권이 중단됐는가 하면 미국 내 공항에서 난민 등이 억류되는 혼란이 일어났다.

국제사회의 우려와 비난이 쇄도했다.

이런 반이민 행정명령은 법원에서 제동이 걸려 효력이 잠정 중단됐다. 그런데도, 트럼프 대통령은 법원의 결정을 우회할 새 행정명령을 발표한다는 방침이다.




오랜 동맹인 미국과 유럽 간에 균열이 현실화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들에 대한 방위비 증액을 본격적으로 요구하자, 반발이 거세다.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은 15∼16일 열린 나토 국방 장관회의에서 회원국들에 "방위비 지출을 늘리겠다고 한 약속을 지키라"면서 "그렇지 않으면 나토에 대한 미국의 방위공약을 조정하겠다"고 압박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과정에 70여 년간 유럽 안보를 지탱해온 나토 동맹을 '낡은 동맹'이라고 비판하면서 나토 회원국에 안보비용 증액을 요구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방위비 증액 미이행 국가에는 동맹관계의 변화 가능성까지 시사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영국에 이어 또 다른 유럽연합(EU)의 이탈을 촉구하는 등 EU 분열을 부추기고 있다

이달 3일 몰타에서 열린 EU 정상회의는 유럽 정상들이 트럼프 대통령을 향한 우려와 비판의 목소리를 거침없이 쏟아낸 '트럼프 성토장'이었다. 트럼프의 거침없는 '반(反)질서 질주'에 대한 솔직한 반응이었다고 할 수 있다.





ric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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