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륙 대회 아이스댄스 8위 '2년 연속 톱10'
(강릉=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 "아직 부족한 게 많습니다. 실력을 더 키워서 평창올림픽 무대에 꼭 서고 싶습니다."
불모지나 다름없는 한국 피겨 아이스댄스에서 올림픽 출전의 꿈을 키우는 민유라(22)-알렉산더 게멀린(24·미국) 조에게 '평창 무대'는 이제 단순히 '꿈'이 아닌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민유라-게멀린 조는 17일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치러진 2017 국제빙상경기연맹(ISU) 4대륙 피겨스케이팅 선수권대회 아이스댄스에서 총점 144.69점으로 16개 출전팀 가운데 8위를 차지하며 선전했다. 지난해 대회와 똑같은 성적이지만 총점을 6.27점이나 끌어올리는 성과를 맛봤다.
4대륙 대회에는 아이스댄스에서 강세를 보이는 유럽 팀들이 출전하지 않았지만, 민유라-게멀린 조는 이번 대회에 나선 일본, 중국, 호주 선수들을 모두 따돌리고 1~7위를 휩쓴 북미(캐나다, 미국) 선수들 다음으로 가장 높은 순위에 오른 게 고무적이다.
민유라-게멀린 조는 경기가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나 "지난해에는 서로 호흡을 맞춘 지 오래되지 않아서 준비가 부족했었다"라며 "올해에는 준비가 잘 됐다. 더 좋은 성적을 내고 싶었지만 다른 팀들이 더 잘해서 이번 성적에 만족한다"고 웃음을 지었다.
민유라는 미국에서 태어났지만, 한국 국적을 함께 가지고 있고, 미국 사람인 게멀린은 민유라와 짝을 이뤄 평창올림픽에 도전하기 위해 법무부에 특별귀화를 신청하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올림픽에는 두 선수의 국적이 같아야 출전할 수 있다.
민유라는 "경기에 나서기 직전 이름이 호명될 때 홈 팬들의 큰 박수 소리에 큰 힘을 얻었다"라며 "평창올림픽은 고국에서 열리는 만큼 좋은 에너지를 받을 것이다. 즐겁게 경기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게멀린 역시 "재미있고 좋은 경험이었다. 우리가 상위권 팀들과 경쟁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 같기도 해서 좋았다"고 대답했다.
민유라-게멀린 조는 이번 대회에서 독특한 경험도 했다. 프리댄스를 치르면서 메달권 진입 가능한 선수들만 따로 대기하는 '그린룸'에 처음 앉아봤다.
민유라-게멀린 조는 7명의 연기를 남기고 1위 자리를 지키면서 그린룸에 앉아 남은 선수들의 경기를 지켜봤다.
이에 대해 민유라는 "그린룸을 처음 가봤다. 정말 좋은 경험이었다. 다른 선수들과 장난스러운 포즈도 취해보며 시간을 즐겼다"라고 웃음을 지었다.
두 선수의 소망은 당연히 평창 올림픽 무대에 서는 것이다.
그 꿈의 첫 단계는 3월 치러지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올림픽 출전권을 따내는 것이다.
민유라는 "아직 부족한 게 많다. 모든 연기 요소들의 레벨을 끌어올려야 한다"며 "무엇보다 예술점수를 끌어올리는 게 관건이다. 세계선수권대회에는 유럽팀들도 참가하는 만큼 떨지 않고 더 발전할 수 있는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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