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도 많은 분들이 재고 요청"…다음달 美하버드대서 단기교수직 맡기로
(영종도=연합뉴스) 김승욱 류미나 기자 = 케냐 방문을 마치고 17일 귀국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대선 불출마 철회 요청에 대해 "이미 제 입장을 발표했기 때문에 재고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반 전 총장은 이날 오후 인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선 불출마를 후회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제가 결정한 거니까 그대로 국민께서 좀 양해해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미력이나마 한국의 정치 문화를 바꾸는 데 기여해보겠다고 생각했는데 우리나라의 양극화나 분열이 너무 심했다"며 "제 능력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어 어려운 결정을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많은 분이 재고해 달라고 요청했고 지금도 그런 것으로 알고 있지만, 정치는 국민의 신임을 받는 사람들이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며 "저는 다른 일에서 기여할 것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보수와 진보의 분열이 자꾸 심화하는 것은 걱정스럽다"며 "정치인들이 당이나 진영보다는 국가와 민족을 생각하고 그들의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반 전 총장은 다음 달 하순께 미국 하버드대학교에서 단기 교수직을 맡기로 했다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그는 "일부에서 하버드대 종신 교수직을 맡을 것이라고 보도했는데 잘못된 점이 많다"며 "종신 교수직이 아니고 단기간 학생들에게 특강을 하거나 유엔 사무총장 시절 일에 대해 잠시 연구생활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 전 총장은 지난 9일 유니세프(UNICEF·유엔아동기금) 케냐 사무소에 근무 중인 차녀 현희씨 내외를 만나기 위해 출국했다가 이날 귀국했다.
그는 케냐에 머무는 동안 우후루 케냐타 케냐 대통령을 예방하고 케냐를 방문 중인 안드레이 키스카 슬로바키아 대통령과도 면담하는 등 전직 유엔 수장 자격으로 외교활동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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