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심판 70일 지나…헌법재판관들 '힘들고 지쳐도' 강행군

입력 2017-02-18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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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심판 70일 지나…헌법재판관들 '힘들고 지쳐도' 강행군




(서울=연합뉴스) 김태종 방현덕 기자 =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 심리가 연일 강행군을 이어가면서 재판관들의 '건강'에도 비상이 걸렸다.

헌재 역사상 유례없는 일주일 2회 이상의 변론에 매일 밤늦게까지 기록을 검토하느라 건강을 돌볼 시간이 없는 탓이다.

18일 헌재에 따르면 이날로 접수 71일째가 된 박 대통령 탄핵심판은 지난해 12월9일 국회 소추 의결서가 접수된 이후 현재까지 총 14차례의 심리가 열렸다.

앞으로 최종변론을 포함해 3차례의 심리를 더 앞두고 있다.

헌재가 접수한 사건 중 70일을 갓 넘긴 시점에 이처럼 많은 변론이 집중적으로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64일이 걸렸던 노무현 전 대통령의 탄핵심판 사건은 7차 변론까지 열렸다.

2014년에 있었던 통합진보당 해산 사건은 18차례 변론이 열렸다. 그러나 이는 13개월에 걸친 것이었다. 한 달에 1∼2차례가량 변론이 진행됐다.

그러나 이번은 상황이 다르다.

변론이 본격 시작된 이후 한 번도 심리가 열리지 않은 주는 없었다. 일주일에 두 차례는 기본이고 심지어 3차례도 열렸다.

국가적으로 중대한 심판이다 보니 재판관들은 '열공'에 매달렸다.

매일 밤늦게까지 기록 검토에 여념이 없는 것은 물론, 주말도 모두 반납했다.

지난달 설 연휴 때에도 일부 재판관들은 헌재에 출근했다. 출근하지 않은 재판관들도 집에 관련 자료를 들고 가서 기록을 검토했다.

이 같은 생활이 두 달 넘게 계속되면서 재판관들의 건강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현재 8명의 재판관 가운데 이정미(55) 소장 권한대행과 주심인 강일원(58) 재판관을 제외하면 모두 60대다.

여성인 이 권한대행은 박한철 전임 소장으로부터 지휘권을 이어받아 탄핵심판을 이끌고 있고, 강 재판관도 해외출장 중에 귀국해 강행군이다.

헌재 내부에서는 대다수 재판관이 피로를 토로하는 것은 물론, 일부 재판관들은 살이 빠지고 피부도 상했다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지난달 31일 퇴임한 박한철(64) 전임 소장의 경우 5만여권에 이르는 수사기록과 함께 '말년'을 보내느라 한쪽 눈이 퉁퉁 부은 채로 변론에 임하기도 했다.

헌재 한 관계자는 "재판관들이 휴일도 없이 달리면서 피로가 쌓일 수 있다"면서도 "다만 아직 건강에 문제가 생긴 재판관은 없다"고 말했다.

taejong75@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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