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씨, 자기가 도와줘 차관 오래 한다 해…김종, 삼성후원 관여 얘기 못들어"
(서울=연합뉴스) 송진원 강애란 기자 = '비선실세' 최순실(61)씨 조카 장시호씨가 국정농단 사태가 불거진 후 주변 사람들에게 자신과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에 대해 '입단속'을 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같은 내용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17일 열린 최씨와 장씨, 김 전 차관의 재판에 박재혁 초대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회장이 증인으로 나오면서 공개됐다.
박씨의 검찰 진술조서에 따르면 국정농단 사태가 불거진 후 장씨가 갑자기 연락해 자신과 김 전 차관의 존재를 비밀로 해달라고 부탁했다고 한다.
장씨가 "일이 생길 것 같다. 기자가 날 아냐고 물으면 모른다고 해주고, 김종 차관에 관해서 물어봐도 모르는 분이라고 해달라. 후배 이사들에게도 입단속 좀 부탁드린다"고 했다는 것이다.
박씨는 장씨로부터 "김종 차관과 잘 알고 센터를 잘 도와준다"는 말을 자주 들었다고 증언했다.
심지어 장씨가 "김종이 왜 그렇게 오래 차관하는지 아느냐. 차관할 때 안 좋은 일이 있어 물러날 뻔했는데 내가 도와줘서 차관하는 거다"라고 말했다는 게 박씨의 검찰 진술 내용이다.
박씨는 이 말을 듣고 장씨가 김 전 차관과 '끈'이 있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박씨는 자신이 센터 회장직을 그만둘 때 문화체육관광부의 개입이 있었다고도 증언했다.
박씨는 "스키협회나 문체부에 저에 대한 투서가 들어왔다고 해서 '그만둬야겠다'고 생각했다. 장시호가 '그래도 해달라'고 해 남아 있었는데 나중에 '위'에서 시끄러우니까 그만두라고 했다"고 말했다.
박씨는 이와 관련해 검찰에서 "장시호가 제게 '김종 차관이 회장을 바꿔야 한다고 한다. 그렇게 하시는 게 좋겠다'고 했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이날 재판에서는 "김종이라는 건 확실히 기억이 안 난다"며 "문체부에 제가 아는 분이 김종밖에 없으니까…"라고 대답을 얼버무렸다.
박씨는 다만 김 전 차관 변호인이 "장시호로부터 김종이 삼성후원에 관여했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 있느냐"고 묻자 "없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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