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레버 "저평가됐다" 거부…크래프트 "계속 추진할 것"
(뉴욕=연합뉴스) 김화영 특파원 = 미국 식품업계 '공룡'인 '크래프트 하인즈'가 라이벌 관계인 영국-네덜란드계 생활용품회사인 '유니레버' 인수에 나섰다.
초대형 인수·합병(M&A)로 평가받는 이 협상은 17일(현지시간) 크래프트가 제안한 1천430억 달러(164조4천500억 원)의 인수가액을 유니레버가 거절하면서 일단 불발됐으나, 크래프트는 인수를 계속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크래프트는 이날 "우리는 유니레버에 두 회사를 합병하자는 포괄적인 제안을 했음을 확인한다"면서 "이는 선도적인 소비자 물품 회사를 만들어 장기적인 성장과 지속가능한 생존을 이루려는 취지"라고 발표했다.
크래프트는 "유니레버가 이 제안을 거부했지만, 우리는 합의 도출을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수가액 1천430억 달러는 유니레버 주식의 전날 종가에 18%의 프리미엄을 반영한 가격이다.
그러나 유니레버는 곧이어 발표한 성명에서 "이 가격은 유니레버를 완전히 저평가하고 있다"며 제안을 거부했다.
유니레버는 "이는 금전적으로도, 전략적으로도 유니레버 주주들에게 아무런 이득을 주지 못한다"면서 "협상을 더 진행할 이유를 느끼지 못한다"고 밝혔다.
두 회사의 협상은 빠르게 변하는 소비자의 가공식품 취향 변화를 따라잡기 위한 것으로, 합병이 성사될 경우 비용 절감이 기대된다.
크래프트 하인즈는 '오스카 메이어 베이컨', '벨비타 치즈', '하인즈 케첩', '크래프트 마카로니' 등 미국인의 일상적으로 먹는 유명 제품을 생산하는 회사다.
유니레버는 '도브 비누', '립튼 홍차' 등을 간판 상품으로 두고 있다.
이 소식에 유니레버의 주가는 런던 증시에서 장중 한때 14%까지 폭등했다.
크래프트 하인즈도 2년 전 인수·합병을 거쳐 탄생했다.
하인즈를 소유한 브라질 투자회사인 3G 캐피탈과 미국 억만장자 투자자 워런 버핏이 함께 손잡고 2015년 크래프트를 인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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