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미술 거장' 야니스 쿠넬리스 별세

입력 2017-02-17 23:58  

'현대미술 거장' 야니스 쿠넬리스 별세

'아르테 포베라' 운동 창립 멤버…흔한 재료로 상업주의에 저항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그리스 태생의 세계적인 설치미술작가 야니스 쿠넬리스(Jannis Kounellis)가 이탈리아 로마에서 별세했다고 AP·AFP통신이 17일 보도했다. 향년 80세.

쿠넬리스의 별세 소식은 그의 모국인 그리스와 나중에 국적을 취득한 이탈리아 양국 각료가 트위터에 애도 글을 남기면서 알려졌다.

다리오 프란체스키니 이탈리아 문화부 장관은 이날 트위터에 "쿠넬리스가 떠난 슬픈 날"이라며 "이탈리아 국적 취득자인 이 거장은 근대미술에 발자취를 남겼다"는 글을 남겼다.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도 트위터에 "우리 문화의 또 다른 큰 손실"이라며 애도를 표했다.

1936년 그리스 피레우스에서 태어난 그는 1956년 스무 살의 나이로 이탈리아 로마로 유학을 떠나 미술을 공부했다.

초창기 회화를 주로 작업한 그는 점차 설치미술 쪽으로 활동영역을 확대해나갔다.


그는 석탄이나 삼베주머니, 돌덩어리, 철 등 주위의 흔한 재료를 사용하며 1960년대 미국 미술계를 지배한 상업적인 '팝아트'에 도전장을 던졌다.

1967년 그가 주도적으로 참여해 시작된 미술운동인 '아르테 포베라'(Arte Povera)는 그의 이런 정신이 반영된 결과물이다.

'가난한 예술'이라는 의미의 '아르테 포베라'는 보잘것없는 재료로 예술의 엘리트주의와 소비주의에 저항하고자 한 전위적 미술운동으로, 세계 미술계의 주목을 받았다.

그는 1969년 로마 '애틱 갤러리' 전시에서 12마리의 살아있는 말을 갤러리 안에 풀어놓은 '무제(12마리의 말)'로도 명성을 얻었으며 이후 세계 곳곳에서 개인전을 열며 쥐를 가둬둔 우리부터 프로판 전등, 커피가루, 재활용한 나무 물체, 연기, 납 등 다양한 소재 작품을 선보였다.

2013년 국내에서 개최한 첫 개인전에선 한국에서 받은 영감을 소재로 한 작품을 소개했다.

lucid@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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