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3 대학서 학생들과 대화…"대화 실종은 전쟁으로 이어져"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프란치스코 교황이 로마의 대학생들을 만난 자리에서 가족들과의 식사 시간에 휴대전화를 치우라고 주문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17일 '로마3' 대학을 찾아 학생들과 나눈 대화에서 "식탁에 앉아 있을 때 휴대전화로 (가족이 아닌) 다른 사람과 이야기를 하는 것은 전쟁의 시작이 될 수 있다"며 "마주보고 하는 대화의 실종은 사회에 심각한 결과를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교황은 또 요즘 젊은이들이 활기차게 '좋은 아침'(buon giorno)이라고 인사하는 것 대신 건성으로 '안녕'(ciao) 하고 마는 태도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쓴소리를 했다.
교황은 특히 정치인들이 서로를 모욕하는 것을 문제 삼으며 "모욕이 표준이 된 시대에 우리는 목소리를 좀 더 낮추고, 말은 적게 하고, 더 많이 들을 필요가 있다"며 "서로를 좀 더 가깝게 해주는 대화야말로 폭력을 치유하는 약"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교황은 이날 작년 4월 그리스 레스보스 섬 방문 때 바티칸으로 함께 데려온 시리아 난민 가족의 구성원인 여대생 누르 에사를 로마3 대학 캠퍼스에서 재회했다.
교황 덕분에 이탈리아에 정착한 뒤 정부로부터 장학금을 받아 생물학을 전공 중인 에사는 다시 만난 교황에게 "시리아와 이라크 이민자들이 유럽의 기독교 문화를 위협하는 것에 대해 우려하느냐"는 질문을 던졌다.
교황은 이에 "이민은 위험이 아니라 성장을 위한 도전"이라며 "관건은 새로운 이민자를 통합하는 것"이라고 답변했다.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이탈리아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난 교황은 또 자신의 조국인 아르헨티나 역시 이민자의 나라였다며 "전쟁과 가난이 없어지면 이민자 유입이 줄어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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