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사위 쿠슈너, CNN 모기업 간부에 '불공정 보도' 항의

입력 2017-02-18 01:49  

트럼프 사위 쿠슈너, CNN 모기업 간부에 '불공정 보도' 항의

타임워너 부회장 긴스버그 백악관서 면담…AT&T 합병문제는 거론안해

(뉴욕=연합뉴스) 김화영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측근 재러드 쿠슈너가 CNN방송의 모기업인 타임워너의 고위 간부를 따로 만나 트럼프 대통령에 비판적인 CNN의 보도 내용을 문제 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쿠슈너는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로, 백악관 선임고문으로 활동 중인 '실세'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7일(현지시간) 사안을 잘 아는 인사들과 백악관 관리의 말을 인용해 쿠슈너가 지난 몇 주 사이에 개리 긴스버그 타임워너 마케팅·홍보담당 부회장을 만났다고 보도했다.

만남이 백악관에서 이뤄진 점은 쿠슈너가 백악관으로 긴스버그를 '호출한' 모양새를 만들고 있다. 두 사람은 10년 전부터 친구 사이다.

쿠슈너는 이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CNN의 보도 내용에 '깊은 우려'를 전달한 것으로 보도됐다.






특히 '대통령에 대한 CNN의 편파 보도가 불공정하게 느껴진다'는 뜻과 함께 CNN 인터내셔널의 제프 저커 사장에 대한 서운함도 내비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과 저커 사장은 오랜 친분을 가졌다는 게 지인들의 전언이다.

저커가 NBC 엔터테인먼트 사장으로 있을 때 TV토크쇼 '견습생'을 만들어 트럼프를 전국적인 스타 방송인으로 만들었고, 이에 트럼프도 타임워너 쪽 인사에게 저커를 CNN의 사장 후보로 추천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기자회견에서도 이를 염두에 둔 듯 "제프 저커에게 어떻게 그 일자리를 잡았는지를 물어보라"고 말했다.

그러나 쿠슈너와 긴스버그는 정작 '뜨거운' 현안인 미 통신업체 AT&T와 타임워너의 인수·합병 문제는 거론하지 았다는 후문이다.

양사의 합병은 합의됐지만, 이것이 성사되려면 법무부, 연방통신위원회(FCC) 등 규제당국의 승인이 필요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까지도 이에 반대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합병안에는 '빨간불'이 켜져 있다.

이 만남은 트럼프 대통령이 기자회견 등 공개석상에서 자신에게 적대적인 CNN방송을 '가짜 뉴스'라고 연일 맹비난하고 있는 가운데 나왔다.

그러나 대통령이 언론에 거부감이 강해도 '막후 실세'가 이처럼 움직이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비판도 나온다.

메릴랜드대학에서 언론역사를 강의하는 마크 펠트스타인은 WSJ에 "대통령이 언론보도에 대해 분개하는 역사는 조지 워싱턴 전 대통령 시대부터 있었지만, 저렇게 마구잡이로 달려드는 전략을 쓰는 것은 아주 드물다"고 말했다.

quintet@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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