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선두 여권 후보는 체류 지지…야권 후보 2명은 추방 공약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주 런던 에콰도르 대사관에 피신 중인 폭로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의 설립자 줄리언 어산지가 오는 19일(현지시간) 치러지는 에콰도르 대선을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다.
8명의 대선 후보 중 일부 후보가 자신을 추방하겠다는 공약을 내걸고 있어 대선 향배에 따라 타의에 의해 도피생활이 끝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현재 집권여당인 국가연합당(알리안사 파이스)을 대표하는 레닌 모레노(63) 후보는 자신이 당선된다면 어산지의 체류를 계속 지지할 것이라는 의사를 피력했다.
반면 보수적인 은행가 출신인 길예르모 라소(61) 후보와 중도우파 성향의 법률가 출신 의원인 신시아 비테리(51) 후보는 당선 이후 어산지를 추방할 것이라고 공약했다.
최근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모레노 후보가 30% 초반대를, 라소 후보가 20% 초반대의 득표율을 각각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비테리 후보는 10%대의 지지율을 기록 중이다.
에콰도르에서 1차 투표로 대선이 끝나려면 특정 후보가 유효 투표수의 과반을 득표하거나 40% 이상을 득표한 가운데 2위 후보와 10%포인트 이상 차이가 나야 한다.
이에 따라 돌발 변수가 생기지 않는 한 오는 4월 2일 결선투표가 진행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어산지는 1차 투표에서 당락이 결정되지 않으면 다시 불안한 마음으로 결선투표를 기다려야 하는 셈이다.
호주 출신의 어산지는 스웨덴에서 두 여성을 성추행 또는 성폭행한 혐의로 2011년 체포 영장이 발부되자 혐의를 부인하고 영국 주재 에콰도르 대사관으로 건너가 5평 남짓한 거처에서 2012년 6월부터 4년 8개월 동안 피신 생활을 하고 있다.
에콰도르는 당시 어산지가 미국의 정치적 박해를 받을 가능성을 우려해 그에게 망명자 지위를 부여해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그는 지난 2010년 위키리크스를 통해 미국의 외교 기밀문서 수십만 건을 폭로하면서 간첩 혐의로 미국의 지명수배를 받는 상태지만 미국이 자신의 권리를 충분히 보장한다면 미국으로 가 수사를 받겠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penpia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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