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원 묶인 소난골 인도 협상도 3월이 '중대 분수령'
(서울=연합뉴스) 김연정 기자 = '4월 위기설'이 거론되는 대우조선해양[042660]이 다음달 말 내놓을 2016년 사업보고서가 향후 대우조선의 운명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사업보고서는 분기보고서의 연간 버전으로, 연말 기준 부채비율 등 재무 상태가 외부에 공개되는 의미가 있다.
대우조선이 받아보는 일종의 '성적표'인 셈이다.
19일 업계와 금융당국에 따르면 대우조선은 현재 삼일회계법인과 결산감사를 진행 중이며, 3월말 2016년 사업보고서를 낼 예정이다.
가장 관심이 쏠리는 부분은 부채비율이 얼마나 되는지다.
지난해 실시한 자본확충으로 대우조선은 완전자본잠식 상태에서 벗어날 것이 확실시된다. 산업은행에 따르면 한때 7천%를 넘어갔던 부채비율이 자본확충 이후 3분기 말 기준 800~900%까지 내려갔다.
현재 대우조선과 회계법인은 작년 4분기 실적을 둘러싸고 앙골라 소난골 드릴십 인도 지연 등 여러 손실 반영 건을 놓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는 후문이다. 작년 4분기 손익이 어떻게 반영되는지에 따라 작년 말 부채비율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금융당국에서도 회계법인이 결산을 하면서 대우조선에 대해 지나치게 보수적으로 접근할까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사업보고서에 담길 부채비율 등 재무 상태에 이처럼 관심이 쏠리는 까닭은 대우조선의 수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소이기 때문이다.
대우조선은 재무 상태 악화로 수주의 사전 단계인 입찰자격 적격심사에서부터 탈락하는 일이 잦았고, 이 때문에 정성립 사장이 해외출장을 통해 인연이 있는 고객사들을 찾아다니며 일감을 따내기 위해 동분서주 하고 있다.
작년 3분기 삼일회계법인이 대우조선의 분기보고서에 포함된 재무제표에 대해 감사의견으로 '한정의견'을 냈는데, 통상 조선업체는 수주 입찰에 지원할 때 재무제표를 첨부해야 해 감사 의견이 중요하다.
금융당국도 이번 회계법인 결산감사 결과를 보고 대우조선 지원의 효과와 회사의 존립 가능성 등을 따져본 뒤 '새로운 정책 방향'을 설정할지 판단하겠다는 입장이다.
현재까지 금융당국의 스탠스는 '대우조선은 정부와 채권단에서 지원받은 4.2조의 자금과 자체적으로 수립한 5조원대 규모의 자구안으로 상반기까지는 문제없이 버틸 수 있다'는 것이다.
금융위 핵심 관계자는 "대우조선에 대한 회계법인의 3월 결산감사 결과가 어떻게 나오는지가 매우 중요하다"며 "지금 대우조선에 지원한 4조2천억원을 거의 다 써가는 상황인데 결산감사 결과를 보고 대우조선이 앞으로 1년은 더 버틸 수 있을지 따져보려 한다"고 말했다.
회계법인의 결산감사 결과는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3월 중하순께 발표하겠다고 밝힌 대우조선 회사채 대책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은 최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4월 21일 만기가 되는 4천400억원의 회사채에 대해 유동성 확보 방안을 강구하고 있으며 몇 가지 시나리오를 가지고 움직이고 있는데 3월 중하순에 어떤 결론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 회장이 최근 채무 재조정을 시사한 것과 관련, 4월말 회사채 만기 연장을 위한 사채권자 집회를 열지 여부도 3월 중순까지는 정해질 예정이다.
한편 1조원의 자금이 묶여 있어 대우조선 유동성 위기 해소를 위한 '1호 과제'로 꼽히는 앙골라 소난골 드릴십 인도 협상도 3월이 '중대 분수령'이다.
관건은 유력 회사가 드릴십 운용 업체로 선정되는지다. 현재 소난골은 몇몇 글로벌 석유회사가 낸 사업제안서를 토대로 용선 협상을 진행 중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소난골의 키(key)는 '차터'(charter·드릴십을 돈을 내고 빌려 쓸 용선주)"라며 "앞으로 한 두 달 정도가 앙골라 소난골 드릴십 문제를 판단하는 데 매우 중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소난골 협상은 3월에 많은 중요한 일정이 잡혀 있다"며 "3월이 정말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yjkim8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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