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 vs '슈스케'…유승민·남경필 '게임의 룰' 격돌

입력 2017-02-19 08:00  

여론조사 vs '슈스케'…유승민·남경필 '게임의 룰' 격돌

유승민 "검증된 방식"…'100% 여론조사' 선호

남경필 "새 실험으로 흥행"…'슈스케' 방식 주장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범보수 후보 단일화'와 '대연정'을 두고 한 차례 충돌한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과 남경필 경기지사가 대선후보 경선 룰을 두고 2라운드 대결을 펼치고 있다.

일단 양측 모두 조직이 완비되지 않은 신생 정당의 한계를 고려할 때 대규모 선거인단을 구성하거나 당원 투표로 후보를 결정하는 것은 무리라는 데는 동의한 상태다.

양측은 이를 대신할 방법을 찾고자 전날까지 두 차례 '룰 미팅'을 했지만 선호하는 방식이 완전히 달라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유 의원 측은 '100% 여론조사' 방식을 주장한다. 전국을 돌며 토론회를 벌인 다음 안심번호를 이용한 휴대전화 여론조사에서 가장 많은 지지를 받은 주자를 대선 후보로 선출하자는 주장이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남 지사를 2∼3배 앞선 만큼 100% 여론조사로 대선 후보를 선출할 경우 여유 있는 승리를 담보할 수 있다는 것이 유 의원 측 셈법이다.

유 의원 캠프 관계자는 19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선거인단을 모집할 수도 없고 당원 투표도 불가능한 상황에서는 여론조사로 경선을 치르는 것이 가장 보편적이고 공정성을 담보할 수 있는 검증된 방식"이라고 말했다.

물론, 남 지사 측은 패배가 불보 듯 훤한 '100% 여론조사' 방식을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남 지사 측 관계자는 "여론조사 방식으로 하면 일반 국민은 바른정당이 후보를 뽑는지도 모를 것"이라며 "경선으로 관심을 끌어야 하는 마당에 여론조사를 하자는 것은 당과 후보를 모두 죽이는 일"이라고 말했다.






남 지사 측은 여론조사 대신 한때 선풍적인 인기를 끈 오디션 프로그램의 합격자 선정 방식을 빌려 대선 후보를 결정하자는 주장을 하고 있다. 이른바 '슈퍼스타 케이'(이하 슈스케) 방식이다.

전국을 10개 권역으로 나누고 권역별로 지역 방송사와 협의해 남경필·유승민 후보 간 'TV 토론 배틀' 벌여 실시간으로 시청자의 문자 투표를 받아 많은 표를 받은 쪽을 승자로 하자는 주장이다.

양측 모두 기반이 없는 제주와 호남부터 시작해 전국을 순회하며 '토론 배틀'을 열어 권역별 승부를 가리고, 마지막은 서울에서 전 국민이 투표할 수 있는 토론회를 열자며 구체적인 일정도 제시했다.

정당과 후보 지지율이 모두 낮은 상황에서 기존 정당이 해온 방식으로는 관심을 끌기 어려운 만큼 국민의 시선을 모을 수 있는 새로운 시도가 필요하다는 것이 남 지사 측 논리다.

반면, 유 의원 측은 공정성과 안전성 측면에서 검증되지 않은 방식이라는 점을 들어 난색을 표한다.

유 의원 캠프 관계자는 "일단 중복투표 가능성이 너무 크다"며 "문자투표 방식을 사용하는 가요 프로그램도 중복투표 논란에서 벗어날 수 없는데 대선 후보를 이런 검증되지 않은 방식으로 선출하는 것은 너무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가령 토론회를 앞두고 휴대전화를 여러 대 개통해 표를 몰아주는 식의 조작이 얼마든지 가능하다"며 "자칫하다간 선거 조작 시비에 휘말려 당이 끝장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남 지사 측 관계자는 "중복투표는 기술적으로 얼마든지 막을 수 있다"며 "약간의 부작용이 있더라도 대세에는 영향을 주지 못할 뿐 아니라 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제어장치를 마련하면 될 일"이라고 재반박했다.

애초 바른정당 경선관리위원회는 20일까지 경선 룰을 확정할 계획이었으나 양측의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면서 기한 내 경선 룰 확정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kind3@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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