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기훈 기자 = 서울의 한 신학대 교수가 개신교인의 불당 훼손 사건을 대신 사과하고 복구비용을 모금했다는 이유로 파면돼 논란이 일고 있다.
19일 서울기독대학교에 따르면 학교법인은 지난 17일 이사회를 열고 학교 징계위원회가 의결한 신학과 손원영 교수(52)의 파면을 최종 승인했다.
발단은 지난해 1월 경북 김천 개운사에서 개신교 신자인 60대 남성이 불당의 불상과 법구(불교의식에 쓰는 기구)를 훼손한 사건이었다.
사건이 알려지자 손 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사과의 뜻을 담은 글을 올리고 불당 복구를 위한 온라인 모금 활동을 벌였다.
이에 서울기독대의 개신교 교단인 그리스도의교회협의회는 지난해 4월 학교 측에 공문을 보내 손 교수의 신앙을 조사할 것을 촉구했다. 손 교수는 지난해 12월 대학 징계위에 회부됐다.
학교 측의 징계 요구 결의서에 따르면 손 교수의 파면 사유는 그리스도의교회협의회의 신앙 정체성에 부합하지 않은 언행과 약속한 사항에 대한 불이행 등 성실성 위반이다.
손 교수는 19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징계 사유를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며 "부당한 징계에 대해 법적인 절차를 밟을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대학 관계자는 "모금운동만을 이유로 삼아 파면한 것은 아니다"라며 "여러 사안에서 건학 이념을 지키지 않아 성실의무 위반으로 파면이 결정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손 교수는 오는 20일 오전 11시 서울 종로구 돈암그리스도의교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입장을 밝힐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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